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TV토론회 당시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린 것이 포착된 것을 두고 연일 조롱 섞인 비난을 이어갔다.
당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는 윤 전 총장의 손바닥 논란을 고리로 야당 경선 전체를 깎아내렸다. 이재명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캠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의 대선주자 부적 정치 논란을 보며 아직도 최순실의 망령이 떠도는 주술집단 같더라”며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서로 삿대질하는 것도 꼴불견 중의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캠프의 총괄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주술선거 논쟁이 한창”이라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고 실소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영화 대사가 떠오른다”고 비꼬면서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공화국이다. 정신 차려라”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이 국민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봉숭아학당으로 치러졌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오락가락 해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권은 손바닥 글자가 지워지지 않은 것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이 “(손을) 손가락 위주로 씻은 것 같다”고 해명한 것을 집중 공격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손바닥 ‘왕’자가 지워질까 걱정된다면 살색 투명 테이프를 붙여라. 사모님 손바닥에도 비(妃)자를 쓰고 똑같이 살색 투명 테이프를 붙이면 부창부수 쌍끌이로 더 효험이 있을 것 같다”며 “이런 좋은 방법이 있는데 뭐 어렵게 조심조심 손가락 위주로 씻느냐”고 조롱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도 “손 씻을 땐 손가락 위주로, 발언할 땐 거짓말 위주로”라며 가세했고, 우 의원은 “정치가 이러면 TV 개그프로가 성공할 수가 없다. 이건 영업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의원은 “(쓰인 글자가) ‘왕’자인지도 몰랐다고 하는데, 검사 생활 수십 년 한 사람이 이를 구분 못 했다는 건 터무니없는 해명”이라며 “동네 할머니가 써줬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토론 때마다 할머니가 윤 전 총장 나오는 시간에 맞춰 써줬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진성준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해명에 대해 “뭐하러 거짓말을 하느냐”며 “윤 전 총장이 유력 정치인을 만날 때도 점쟁이를 대동해서 나갔다던데 주술에 의존하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코미디라고 본다. 많은 국민들이 웃었을 것”이라며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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