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으로 세계 시장에 발을 들인지 8년 만에 미국·유럽에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가 20건에 육박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을 뛰어넘은 제품도 나온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술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방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에서 11건, 미국에서 8건으로 총 19건 허가를 받았다. 양사는 결장직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도 신청한 상태여서 조만간 20번째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9일과 30일에 걸쳐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이 CT-P16의 허가를 받으면 6번째 바이오시밀러를 미국 시장에 등록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3년 자가면역치료제 램시마를 유럽 시장에 선보인 후 8년 만에 미국에서 5건, 유럽에서 3건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았다. 이후로도 유럽 시장에서 2017년 혈액암 치료제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2018년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허가를 얻었다. 미국 시장에도 2016년부터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를 순차적으로 등록했다. 최근에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시밀러 유플라이마의 유럽 허가를 받았고 미국에서는 임상 3상을 마무리 지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22일 FDA로부터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의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유럽에서 6건, 미국에서 5건의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2016년 엔브렐과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를 승인받으면서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지 5년 만이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에이빈시오는 지난해 유럽에서 판매승인을 획득하고 미국에서는 2019년부터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바이오시밀러는 세계 곳곳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며 선전 중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램시마, 트룩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각각 51.8%, 38.3%로 오리지널 제품을 뛰어넘었다. 허쥬마도 점유율 14.8%로 바이오시밀러 중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헬스케어 정보서비스 심포니 헬스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도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램시마의 미국명)는 지난 1월 12.4%(수량 기준)에서 5월 20.9%, 삼성바이오에피스 랜플렉시스(플릭사비의 미국명)는 6.4%에서 7.5%로 꾸준히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새로운 파이프라인도 준비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스텔라라·아일리아·솔리리스·프롤리아, 셀트리온은 졸레어·프롤리아·스텔라라 등의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미국 정부의 의료보험 처방 확대 계획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장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양사 관계자는 “세계 최대 바이오시밀러 시장인 미국의 정책으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제품의 점유율을 늘리고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시장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