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유력 정치인과 갑부, 연예인들까지 조세 회피처에 거액을 숨겨놓고 탈세와 불법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판도라 페이퍼스’가 공개돼 파문이 예상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전세계 14개 기업에게서 입수한 약 1,200만 개의 파일을 검토한 결과 수백 명의 정치인, 억만장자, 연예인, 종교지도자 등이 지난 25년간 저택과 해변 전용 부동산, 요트 및 기타 자산에 대해 ‘몰래 투자’를 해왔다고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는 117개국 159개 미디어에서 600여 명의 언론인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 등 전·현직 국가수반만 35명의 이름이 올랐다.
억만장자로는 터키 건설업계 거물 에르만 일리카크와 소프트웨어사 레이놀즈 앤드 레이놀즈 전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브로크만 등이 들어 있다.
이들은 역외 계좌, 비밀 재단, 페이퍼컴퍼니 등에 자산을 보유하면서 재산 일부를 은닉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관리하고 세금을 포탈했다.
연예인 중에서는 박애주의자로도 유명한 콜롬비아 출신 팝스타 샤키라가 리스트에 포함됐다. 샤키라는 2019년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세금 체납 혐의로 기소된 와중에도 버진아일랜드에 역외 회사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ICIJ는 지난 2016년 유사한 내용의 ‘파나마 페이퍼스’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이름이 오른 인물 상당수가 수사를 받는 등 국제적으로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던 것을 볼 때 5년만에 나온 이번 보고서 역시 각국을 뒤흔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