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디피)’를 시작으로 군대 내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부대 내 총기 사고로 형을 잃은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최근 개봉했다. 영화 ‘캐논볼(정승민 감독)’은 다른 작품과는 달리 부대 내 사건이 주된 줄거리는 아니다. 가혹행위가 있었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몇몇 대사와 장면을 통해 한 군인이 선임을 향해 총을 쏘았노라고 암시할 뿐이다.
이 영화가 주로 다룬 것은 그 사고로 형을 잃은 소년 현우와 동생이 저지른 사고로 하루아침에 살인자의 가족이 된 여자, 연정의 이야기다. 피해자, 가해자가 아닌 남겨진 가족들을 조명한다.
“우리 형 죽인 사람이 선생님 동생이래요”
평범했던 관계는 한 순간에 불편해졌다. 피해자의 동생과 가해자의 누나가 학생과 담임선생님으로 한 교실에 있다는 설정이다. 강렬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현우는 연정에게 “함께 바다를 보러가자”는 속을 알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연정은 불편하기만 할 뿐이지만 결국 함께 바다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의 여정이 전체 영화의 뼈대가 되는 ‘로드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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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끝없는 고통 속에 갇혀야만 했던 두 사람. 바다 여행을 가는 길에 서로 또한 이 사건의 피해자였음을 깨닫고 서로를 연민하게 된다. 내 가족이 죽임을 당했을 때 남겨진 우리는 어떤 기분일까? 반대로 내 가족이 누군가를 죽였다면 남겨진 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영화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극 중 인물에 이입해 되묻게 한다.
정승민 감독은 “'캐논볼'이 포탄이라는 사전적인 뜻을 가진 만큼, 증오가 만들어 낸 한 발의 총알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거대한 포탄이 되어 큰 고통으로 돌아온다는 뜻에서 제목을 확정했다”고 영화 제목에 대한 의도를 밝혔다. 독립영화계 연기파 배우 김해나와 드라마 ‘홍천기’, ‘나빌레라’로 떠오르는 배우 김현목이 주연을 맡았다. ‘캐논볼’은 극장 상영을 종료하고 ‘티빙’, ‘웨이브’ 등 OTT 서비스에 최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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