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스페셜리스트이자 베토벤 소나타 해석의 최고 권위자인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오는 7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울산에서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이와 별개로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스터클래스,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 피아니스트 김선욱과의 합동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1일 공연 기획사인 마스트미디어에 따르면, 쉬프는 오는 7일 서울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대구 콘서트하우스(9일), 울산 현대예술관(10일)에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바흐·베트벤 프로그램으로 내한 연주회를 선보인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인 쉬프는 영국 왕립음악원이 바흐 작품의 최고 해석자에게 수여하는 ‘바흐상’을 수상할 만큼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하다. 50대에는 32개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사이클을 완성, 프랑스 아비아티 최고 음악 비평가상을 받았고, 독일 본의 ‘베토벤 하우스’ 멤버가 되는 영예도 안았다.
이번 공연에서 쉬프는 바흐의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D단조·카프리치오 Bb 장조·음악의 헌정 중 3성의 리체르카레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 D다조 템페스트·26번 Eb 장조 고별, 32번 C단조를 연주한다.
독주회 외에 특별한 일정도 예정돼 있다. 오는 12일 통영 국제음악당, 1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함께 펼칠 ‘포핸즈 콘서트’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2008년 쉬프의 내한 마스터클래스에서 첫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이 13년 만에 재회해 만들어내는 무대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두 사람은 리즈 피아노 국제 콩쿠르 우승자이자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져 있으며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선욱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한예종 졸업을 앞두고 거장의 레슨을 받아보고 싶어 마스터클래스를 신청한 게 쉬프와의 인연의 시작이었다”며 “당시 한 시간 남짓한 레슨은 베토벤 음악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물론 베토벤 음악의 가치에 대한 견해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 충격적인 사건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귀한 인연이자 멘토이며 그저 본받고 싶은 존재인 쉬프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기회에 무한한 영광을 느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선보일 프로그램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이번 내한에서도 한국의 학생들과 함께 하는 마스터클래스가 예정돼 있다. 현재 대한민국 클래식을 이끌어가고 있는 김선욱(2008년), 조성진(2011년), 문지영(2014년)은 안드라스 쉬프 마스터클래스를 거쳐 갔다. 올해의 세부 일정과 장소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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