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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장동 의혹, 나라 위해 승부 걸어야…토론 상대론 尹 쉬워”

[대선 주자에게 듣는다]



한국, 완전성 갖춘 복잡한 정책 펴야

유권자들은 점점 많은 정보 얻을 것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대선 캠프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대선 캠프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리어카가 고장 나면 동네 사람도 고칠 수 있지만 고급 세단이 고장 나면 특별한 카센터에 맡겨 고쳐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리어카 수준은 아니지 않나. 정교한 리더, 노련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만큼 과거보다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제가 그 리더에 비교적 가깝다”며 “국민은 대통령 때문에 불안한 대한민국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믿을 만한 지도자’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대한민국은 이제 고도의 완전성을 갖춘 복잡한 정책을 펴야 하는 나라”라며 “선진국 국정을 실험하듯 운영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저의 다양한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풍부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 없이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회의원 5선의 이 전 대표는 전남지사에 이어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를 지냈다.

당내 경선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시간이 갈수록 유권자들도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될 것”이라며 “저에 대해 좀 더 나은 생각을 가지기를 기대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정권교체론이 우세한 상황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임기 말에 나타나는데 김대중 정권 말에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정작 대선 때 ‘노무현 대 이회창’ 구도가 되니 달라졌다. 여론을 중시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서는 후보자의 비전과 매력·신뢰도라는 또 다른 판단 기준이 생긴다”며 “역대 선거가 대신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그는 “기득권 세력의 부패 카르텔이 드러난 게 아닌가 싶다”면서 “기존의 부패 카르텔과 달리 법조까지 함께 들어가 있는, 거의 전례가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득권 세력의 부패 카르텔이 강고하게 남아 있어 이것을 척결하려면 통상의 체제 가지고는 어렵다”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담=이철균 정치부장 정리=송종호·이희조 기자

‘고용 없는 성장’ 해소 위한 5대 성장 공약
부동산 정책 신뢰 중요…주택부 신설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대선 캠프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기술·그린·사람·공정·포용 성장을 통해 경제 체력을 끌어올릴 것입니다. 무엇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극복할 수 있는 큰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 전 대표는 “복지를 위해서도 경제의 성장은 필요하다”면서 그 대안으로 5개 분야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첨단 기술부터 그린·사람·공정·포용 성장 전략이 그것이다. 5대 전략은 단순하게 ‘성장’에만 방점이 찍혀 있지 않다. 사람, 포용 성장에서 읽히듯 분배 등의 균형이 잡힌 따뜻한 성장을 내세웠다. 이 전 대표가 내세운 ‘신복지’와도 맞닿아 있다. 필요한 재원은 비교적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수요와 비교적 코로나19 이후 (한국이) 선발 주자가 되는 과정에서 수출 여력이 생겨 세수 증가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분적인 증세 필요성도 인정했다. “토지 과다 보유자에 대한 증세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중부담 중복지’까지 시야를 두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은 “예측 가능하고 지속성 있는 공급”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205만 가구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되는 게 중요하다”며 “그게 전제돼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인터뷰 내내 고용의 양보다 고용의 질을 높이고 인재와 기술 확보를 위해 교육의 필요성 역시 강조했다.

-경제가 회복 단계지만 잠재성장률이 2% 초반까지 떨어졌다. 경제 체력을 끌어올릴 전략은.

△5대 분야의 성장이 열쇠다. 기술·그린·사람·포용·공정 성장이다. 기술 성장은 현 정부의 혁신 성장과 같은 개념이다. 그린 성장은 에너지 전환을 포함한 그린뉴딜 분야의 성장이다. 사람 성장은 재취업의 활성화다. 사람을 재교육시키고 사람에게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포용 성장은 소득 주도 성장과 같다.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높여 성장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공정 성장은 중견 기업과 중소기업에 좀 더 기회를 주자는 얘기다. 현재 대기업에서는 이윤에 비해 고용이 그만큼 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인재와 초격차 기술이 무기다. 좀 더 구체적인 육성책은 있는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팀(과학·기술·공학·인문·수학 등 융합·STEAM) 분야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정보기술(IT) 업계의 경우 10년간 60만 명의 일손이 부족한데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입학 정원은 지난 2008년이나 지금이나 55명이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는 2008년 140명, 지금은 745명이다. 최근 대학에 반도체학과가 생기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이다. 출생률을 반등시키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최고의 인재로 키워야 한다.

-고용 사정이 여전히 좋지 않다.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고용의 양이 이른바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일자리 상황판은 채워질지 모르지만 취업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일손이 부족한데도 신규 공개 채용이 아닌 수시 채용에 의존한다. 신규 채용을 하면 일정 기간 동안 현업에 투입되는 인력은 늘지 않는 반면 인건비는 늘어나니 훈련된 사람을 뽑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학교와 기업이 협업해 취업 직후 현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신규 채용을 늘려가야 한다.

-신규 채용을 확대할 구체적인 해법이 있나.

△IT 분야를 포함한 ‘미래 산업과 그린뉴딜, 돌봄 분야’ 등 3대 부문에서 청년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린뉴딜 분야는 오는 2025년까지 60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본다.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선생님 숫자 대 아이들 숫자’ 비율을 줄이려면 그만큼 돌봄 교사가 늘어야 한다. 돌봄 관련 직업도 처우가 개선된다면 청년 눈높이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고용 없는 성장’은 세계적 트렌드다. 이를 극복하는 데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한 장애인재활센터가 기계화할 수 있는 부분을 일부러 기계화하지 않은 것을 봤다. 장애인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일본이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기계화하지 않고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과 비슷하다.

-복지 확대는 시대 흐름이다. ‘신복지’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올 상반기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세수가 늘었다. 그것으로 추경을 편성하고 재난지원금도 줬다. 이런 세수 증가가 몇 년 동안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회복이라는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여기서 (한국이) 선발 주자가 될 것 같다. 회복 기간 중 수요가 늘어나는 분야가 수출 여력이 있는 분야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충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토지 과다 보유자에 대한 증세를 필두로 부분적인 증세 논의가 있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부담 중복지’까지 시야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현 정부 부동산 문제는 아픈 대목이다. 해법이 있나.

△예측 가능성의 제고와 공급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예측 가능하고 지속성 있는 주택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205만 가구 공급’이 차질 없이 이행돼야 한다. 특히 올해 2·4 대책에 포함된 ‘83만 가구 공급’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이후의 공급 계획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가며 진행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은 신뢰가 생명이다.

-공급의 다양화는 공공주택 확대를 말하나.

△공급 다양화는 삶의 패턴이 달라지면서 주거 수요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필요하다. 특히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다. 청년층이 어르신보다 두 배나 많아 이런 추세가 더 가속될 것이다. 새로운 수요가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주택이 공급돼야 한다.

-부동산 정책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들 억장 무너지게 하는 ‘대장동 스캔들’ 같은 것을 감독하고 이런 스캔들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주택부를 신설하고 감독 기구를 설치할 것이다.

-에너지 정책도 중요하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이어가나.

△탈원전 정책 추진 당시 필요 이상의 논쟁을 치렀다. 하지만 결국 에너지 전환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갈수록 증명되고 있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물론 원자력도 중요하다.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세계적 추세인 만큼 그에 못지않은 연구를 해야 한다.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다면 상용화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탄소 제로를 위해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해 보인다.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현재보다 2배 상향한 2018년 대비 45% 감축, 신재생에너지 비중 40%를 제시했다. 늦어도 2040년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시기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제도화와 함께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고 그린뉴딜 사업을 더 확대하고 보강하겠다.

-원청·하청 문제와 플랫폼을 포함한 사회적 대타협도 중요한 의제가 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 잘돼서 소비자와 공급자가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겠다. 규제가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겠다. (앞서 ‘공정 임금’을 제시 한 바 있는 이 전 대표는 플랫폼 노동자 등이 중심이 된 지지 모임인 ‘신복지노동포럼’을 출범시킨 바 있다.)

-코로나19로 피해받는 소상공인의 지원책이 절실해지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매우 절박하다. 그래서 40조 원 정도를 투자해 20조 원은 손실보상과 피해 지원용, 나머지 20조 원은 한국형 임금보호제(PPP)에 써보자고 발표했다. 연내에 추가경정예산이라도 (편성)했으면 좋겠는데 시간적으로 어렵다면 내년 예산을 증액해서라도 해야 한다. 올해까지는 진통제를 놓아주는 듯한 재난지원금으로 그때그때 넘겼지만 이미 한계를 벗어났다. 내년부터는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으로 가야 한다. 분명한 것은 상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업종 관련 단체가 미리 지원책을 준비했으면 한다.

"최저임금 인상률 16%→2% 바람직 안해"
문재인 정부 '널뛰기 최저임금 정책' 아쉬움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대선 캠프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최저임금 인상이 좀 더 작은 진폭으로, 일정한 흐름으로 갈 수는 없었을까 하는 것이 반성할 과제입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널뛰기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16%에서 2%로 떨어지는 것이 썩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 않나”라며 “정책 결정 구조나 과정에서 반성할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상률이 일정했다면 국민에게 안정감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올 2월에도 현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비판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당시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14개 중소기업 단체를 만나 “최저임금을 지난해 2.9% 올렸는데, 사실상 속도 조절했다”며 “이전에 과속이 있었던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산업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며 “현장의 감당 능력을 봐가면서, 정책 방향이 맞다고 하더라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출범 첫해인 지난 2017년 의결한 최저임금은 7,530원(2018년 적용)이었는데 16.4%나 올랐다. 2019년에도 10.9% 인상된 8,350원으로 정해졌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0년 최저임금은 약 2.9% 올랐다. ‘고용 쇼크’에 따른 대폭 인상 반대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부터 국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월 3,000명 정도에 그치는 등 고용 지표가 악화했고 경영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한파가 들이닥쳤다. 이에 2021년 최저임금은 1.5% 상승한 8,720원으로 결정됐다.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률이었다. 최근 의결된 내년 최저임금은 9,160원으로 전년도보다 5.1% 올랐다. 이 전 대표가 진폭이 컸다고 아쉬움을 표한 것도 이런 이유다.

여야 정치적 계산 가진 ‘특검’보다 합수본 필요

출산율로 업적 평가받는 최초의 대통령 목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대선 캠프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어떻게 보시나.

△굉장히 복합적인 기득권 세력의 부패 카르텔이 드러나고 있다. 기존의 부패 카르텔과 다르다. 법조까지 (의혹에) 들어가 있는 등 (입법·사법·행정) 3권이 다 모여 있는, 전례가 드문 부패 카르텔이다. 이제 막 압수 수색에 들어갔고 관계자들에 대한 출국 금지도 내려졌다.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수사를 일선 경찰서에 맡겨 5개월을 미적거렸다. 왜 그렇게 됐는가. 굉장히 큰 잘못이다. 나중에 점검될 것이다.

-영화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전 일본의 한 신문에 선거 결과와 관련해 ‘현실이 사설을 선행한다’는 제목의 사설이 실렸다. 논설위원이 자신이 상상한 것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고 본 것인데 지금 벌어지는 현실은 정말 상상을 뛰어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기득권 세력의 부패 카르텔이 강고하게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척결하는 것은 통상의 체제로는 어렵다.

-통상의 체제가 아닌 방식이 제안한 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인가.

△올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때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결단으로 합수본을 구성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효과적인 수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한 조치다. 이번에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어쩌면 그때보다 더 복잡하다. LH 사태 때는 초호화 변호인단은 없었다. 대장동 의혹은 대법관·검찰총장·특검 출신들이 죄다 무언가를 보호하려고 모여 있는 사건이다. 웬만한 수사 역량 가지고 (수사)할 수 있겠나. 어떤 이유로든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면 정부와 정당, 대한민국의 미래에 크나큰 짐이 될 것이다.

-야당은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특검은 입법 사안이다. 여야가 정치적 계산과 의도를 가지고 맞붙게 돼 있다. 한국 정치 현실로 볼 때 쉽게 합의되기 어렵다. 그래서 정부의 결단으로 가능한 합수본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국정조사가 됐든, 특검이 됐든 국회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된다면 여야가 서로 티격태격하다 끝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선을 앞뒀고, 대장동 의혹에 등장하는 분들이 양당 모두에 중요한 사람들이어서 더 그렇다.

-경쟁 후보와의 대립 측면도 있다. 경선 후 원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공방이라고들 하는데 공방이 아니다. 대장동 의혹은 ‘정치’의 문제가 아닌 ‘진실’의 문제다. 공방이 아니라 균형을 찾아야 한다. 자꾸 공방으로 비치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 후보를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이 대장동 의혹에 묻혔다는 지적도 있다.

△중대한 문제다. 검찰로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농단이다. 굉장히 추악한 범죄다. 검찰권이 사유화될 수 있다는 것을 넘어서 범죄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 관심도가 대장동 의혹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안의 성격 차이일까. 국민이 가진 상식과 직접 느끼는 바로 볼 때 고발 사주 의혹보다 대장동 의혹이 국민 마음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앞서 스팀(과학·기술·공학·인문·수학 등 융합·STEAM) 분야 인재를 공언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출생률을 반등시키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최고의 인재로 키워야 한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써야 한다. 지금 출생률 제고 지원책은 ‘출생’ 관련 비중이 더 크다. 지원책을 ‘양육’ 관련과 병행해야 한다. 그래서 만 5세까지 매달 100만 원의 양육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주 파격적인 제안이고 평상시의 저답지 않은 제안이다. 한부모가정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결혼 생활에는 실패했지만 아이는 지키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들 아닌가.

-하지만 재원이 또 문제다.

△효율적 분배가 중요하다. 저출산 정책에 지원되는 돈이 중앙과 지방을 합쳐 30조 원이 넘는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30만 명 아래로 떨어졌는데 아이 한 명당 1억 원 이상이 들어간 셈이다. 이럴 바에는 매달 100만 원씩 양육비를 지급하는 게 낫다. 저출생 해결을 위한 시급한 과제는 돌봄을 국가 책임으로 전환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없애는 것이다.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 저출산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라고 보나.

△지방자치단체 예시를 들자면 영광과 해남은 출생과 관련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세종시의 경우 여성이 출산 후에도 직업상 손해를 보지 않는 직장이 많아 출생률이 높은 편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다 직장에 돌아와도 ‘내 자리’가 있는 것이다. 출생률로 업적을 평가받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겠다.

-결국 여성들을 향한 강력한 지원책이 필요한 것인가.

△출산이 경력 단절이 아니라 역으로 경력으로 인정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공공 부문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아이 키우는 게 삶의 부담이 아니라 내 아이는 지키고 싶다는 그 마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나라로 가자는 생각, 그런 방식으로 승부를 걸고 싶다.

-북한과의 화해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으로 남북 관계를 풀어갈 방향은.

△종전 선언 얘기가 나오는데 빨리 남북 통일부 장관 회담이라도 했으면 한다. 왜 그런 것들이 협의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연내 남북정상회담도 실현돼야 한다.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안 이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반응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종전 선언과 남북 연락사무소 재개, 정상회담 등 세 가지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치열하다. 주요 2개국(G2) 사이에서 외교도 중요한데.

△지금이 신냉전 시대일까. 아니다. 신냉전 시대가 온다 해도 구냉전 때처럼 모든 국가가 어느 진영에든 속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실용주의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한 사안에 대해서는 미국 입장에 동조할 수 있지만 다른 사안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생각에 동조할 수도 있다. 과거보다 훨씬 독창적인 판단으로 외교에 임하면 된다. 물론 대전제는 미국과 중국 같은 동맹·협력 상대에 대해 신의를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파동을 겪었던 것은 무기 배치 때문이 아니라 신의가 꺾였기 때문이다. 한중 관계와 한미 동맹이 우리나라 대외 정책의 근간임은 변함이 없다.

-일본의 기시다 시대가 열렸다. ‘일본통’으로서 한일 관계 해법을 제시하자면.

△한일 관계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 시대가 되면 나아질 것이다. 기시다는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보다 유연한 사람이다. 파벌과 진영 논리에 덜 속박당할 것이다. 기시다 총리에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점은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할 텐데 한일 간 협력이 아닌 다른 대안이 있는지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안이 있다면 해도 좋지만, 없을 것이다. 엉뚱한 고집을 피우는 것은 어리석다. 기시다 총리가 유연함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

이례적 野 '빅2' 대선주자 평가
본선 TV토론 상대, 尹이 쉬울 듯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대선 캠프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민의힘의 윤석열 예비 후보는 투박함이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하죠. 홍준표 예비 후보는 강렬한 대중성을 가지고 있는데 거칠다고 할까.”

이 전 대표는 야당 ‘빅2’ 주자로 꼽히는 윤 후보와 홍 후보에 대해 이같이 장단점을 설명했다. 그동안 경쟁 후보에 대해 정책과 공약 평가를 내놓기는 했지만 이 전 대표가 야당 대선 주자들에 대해 인상 평가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는 “누구나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있다”고 전제한 뒤 윤 후보에 대한 평가부터 내놓았다. 그는 “투박함 같은 게 있다”며 “그런 점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만 투박함이 오히려 국정 운영에는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일수록 정교함이 중요하다”며 “정교하고 노련미가 필요한데 너무 투박한 게 단점이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윤 후보는 대선 출마 이후 ‘주 120시간 근무’ ‘부정 식품’ ‘손발 노동 비하’ 등 잇단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다. 최근에는 ‘주택청약통장’ 관련 실언을 해명하려 준비한 유튜브 방송에서 ‘치매 환자’까지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영상은 생방송 직후 비공개 처리된 데 이어 삭제됐다. 투박한 말투가 선진 한국을 이끌 지도자로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홍 후보에 대해 ‘오랜 정치 경험’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이 전 대표는 “토론도 잘하시고 아주 강렬한 대중성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경남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쇄라든가, 노동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다소 거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 후보가 경남지사 재직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논란을 키운 데다 경비 노동자에게 “네까짓 게”라고 해 비난을 산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본선 진출 후 TV 토론에서 맞붙을 상대로 윤 후보를 선호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사실 비밀이기는 한데 윤 후보가 훨씬 쉬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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