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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신작 낸 작가 한강, 오는 13일 랜선 팬사인회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기념

교보문고 유튜브 통해 라이브로 진행

작가 한강./사진제공=문학동네




오는 9일 5년 만의 신작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공식 출간하는 작가 한강이 오는 13일 교보문고와 함께 랜선 팬사인회를 진행한다. 이번 사인회는 코로나 19로 인해 줄어든 오프라인 사인회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행사로 교보문고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로 진행된다. 온라인 사인회는 방송 중 인터넷교보문고를 통해 도서를 구매한 독자들에게 작가가 현장에서 책에 사인과 메시지를 남겨주고 그 책을 독자에게 배송해 주는 방식으로 열린다.

앞서 한강은 지난 7일에는 문학동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신작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한강은 “이 소설을 쓰는 데 사실 너무 오래 걸렸다. 제 자신도 이게 과연 완성될 수 있는 소설인가 의문은 품었던 게 사실”이라며 “제게는 소설 마무리가 너무 감사한 일이고, 오랜 시간 동안 썼기 때문에 하나의 물성을 가진 책으로서 제 손에 쥐어졌다는 게 굉장히 뭉클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4·3을 다룬 작품이다. 새 책에 대해 한강은 “그 동안 사람들이 어떤 소설을 쓰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어떨 땐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답했고, 어떨 땐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 가는 소설이라고 얘기했다. 또 어떨 땐 제주 4·3을 그린 소설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모두가 진심으로 한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그 중 하나를 꼽는다면 ‘지극한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가 말하는 사랑은 지극히 개인적인 동시에 사회적이고, 역사적이다. 우리로 하여금 단지 하나의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삶과 연결되게 하는, 항상성과 초자연성에 기반하는 힘이다. 이 사랑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기꺼이 다른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경하와 인선, 인선의 어머니, 그리고 오래 전 죽은 사람들은 그렇게 연결된다. 사람과 사람, 기억과 기억의 연결 과정은 인선의 잘린 손가락을 봉합하는 일처럼 단 한 순간의 쉼도 없이 고통스럽지만, 고통 없이는 불가능하다. 절단된 손가락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신경이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 끊임없이 환부를 바늘로 찔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떤 면에서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했던 전작 ‘소년이 온다’와 짝을 맞춘다고 할 수 있다. 힘든 집필 과정을 마친 한강은 “이번 작품이 고통으로부터 저를 구해줬다"고도 말했다. 그는 “‘소년이 온다’를 쓸 때 죽음이 제 안으로 들어오는 경험을 했다면, 이 소설을 쓰면서는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오는 경험을 했다”고 돌아봤다. “껴안기 어려운 걸 껴안을 때 물론 고통이 따르지만, 그게 죽음 대신 생명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또 한강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소년이 온다’ 이후로 하게 됐고 이 소설을 쓰면서 더 깊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1970년 생인 한강은 현재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다. 1993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 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에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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