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 즉결 처형 등 인권 유린에 대한 믿을 만한 보고를 받았다며 이와 관련된 전담 감시기구 설립이 시급하다고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미첼 바첼레트 대표는 아프간 내 인권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민간인과 전투 능력을 잃은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즉결 처형, 여성의 자유로운 이동 및 학교 교육에 대한 제한, 소년병 모집, 평화로운 시위 및 반대 의견에 대한 억압"에 대한 보고를 접수했다"며 "인권이사회가 이번 위기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대담하고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간 내 인권 상황을 면밀히 감시할 수 있는 전담 기구의 설립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바첼레트 대표는 탈레반이 샤리아법(이슬람 율법) 내에서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고 이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지 않겠다고 한 점을 언급하며 "탈레반이 여성과 소녀들을 어떻게 처우하는지가 기본적인 레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1996~2001년 당시 아프가니스탄을 집권하던 탈레반은 샤리아법을 적용해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을 극단적으로 제한한 것은 물론, 명예살인 등도 허용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에 대해 제네바 주재 아프간 대표부 대사는 인권이사회가 탈레반 등에 인권 유린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을 요구했다. 나시르 아마드 안디샤 대사는 탈레반의 인권 존중 약속에도 강제 결혼과 언론인 협박, 가택 수색 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인권 유린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 상황은 불확실하고 끔찍하다"며 "진지한 관심과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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