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제임스 엘리엇 중위의 칠순이 넘은 아들과 딸이 아버지 유해를 기다린다는 소식이 안타까워요. 엘리엇 중위가 가족 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한 초등학생이 한국전쟁에서 숨진 미군 장병의 유해를 찾아달라고 손 편지를 써 눈길을 끈다. 이 편지의 사연을 들은 미국의 유족은 초등학생에게 감사 편지를 전했다.
2일 칠곡군에 따르면 왜관초등학교에 다니는 유아진(사진) 양은 한국전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실종된 엘리엇 중위의 유해를 찾아달라며 최근 칠곡군에 손 편지를 보냈다. 유 양은 편지에 “우리 지역에서 유해 발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는데 엘리엇 중위 님의 유해를 꼭 찾아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 편지는 이 지역에서 유해 발굴을 하고 있는 보병 50사단 장병들에게도 전해졌다.
유 양은 칠곡의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 인근에 있는 엘리엇 중위 추모 기념판을 접한 뒤 편지를 썼다고 한다. 엘리엇 중위는 한국전쟁 발발 넉 달째인 지난 1950년 8월 호국의 다리 부근 야간 작전 중 실종됐다.
그의 부인이 평생 남편을 기다리다 2014년 암으로 숨지자 자녀들은 어머니 유해 일부를 유리병에 담아 호국의 다리 아래 낙동강에 뿌려 부모의 ‘사후 재회’를 도왔다. 딸인 조르자 레이번 씨는 아버지의 유해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도 집 앞에 검은 깃발을 걸어두고 있다.
레이번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초등생 편지 소식을 접한 후 지난달 30일 감사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를 작성한 초등학생이 매우 고맙고 한국을 방문하면 만나서 안아주고 싶다”며 “대한민국을 위한 아버지의 희생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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