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이 종료 11초 전에 나온 극적인 동점골로 무승부를 따냈다. 한국 팀 중 가장 많은 8골을 넣은 정유라(대구시청)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다 살아난 느낌”이라고 했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일본 도쿄의 요요기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앙골라와 31 대 31로 비겼다. 조별리그 성적은 1승 1무 3패가 됐다.
이날 밤 노르웨이-일본전에서 두 팀이 비기거나 일본이 져야 한국은 8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노르웨이가 일본을 37 대 25로 꺾으면서 한국의 8강 진출이 확정됐다. 9년 만의 8강이다. 4일 B조 1위 스웨덴과 4강 행을 다툰다.
정유라의 표현대로 벼랑 끝 경기였다. 전반에는 내내 힘든 경기를 펼쳤다. 종료 7분 정도를 남기고 11 대 15로 끌려간 한국은 강경민(광주도시공사)과 조하랑(대구시청)의 연속 득점으로 간격을 좁혔고 막판 정유라의 속공 득점으로 1골 차까지 따라붙으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종료 5분 전까지 앙골라와 동점을 이루며 힘겨루기를 하던 한국은 이후 연달아 2골을 내줘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심해인(부산시설공단)이 종료 1분 30초 전 골키퍼 대신 필드 플레이어를 투입해 경기하던 앙골라의 빈 골문을 향해 장거리 슛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앙골라의 슈팅을 골키퍼 주희(부산시설공단)의 선방으로 막아낸 한국은 종료 11초 전 강은혜(부산시설공단)의 짜릿한 동점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한국을 4강에 올려놓았던 강 감독은 “선수들이 아픈 상황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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