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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파식적] 중러 우호조약





1989년 5월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덩샤오핑 중앙군사위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1959년 흐루쇼프와 마오쩌둥의 회동 이후 30년 만에 성사된 정상회담이었다. 덩샤오핑은 회담에서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를 열자”며 양국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다. 외교정책 전환을 통해 ‘중국 중시’ 입장을 제시한 소련의 ‘블라디보스토크 선언’에 대한 화답이었다. 양국 외교팀은 베이징 회담 이후 국경선 협상에 들어가 1990년대 말에 마무리지었다.

중·러 국경 분쟁의 타결은 2001년 7월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로 이어졌다. 모스크바를 방문한 장쩌민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맺은 조약에는 경제와 군사, 과학기술 등에 걸쳐 다양한 협력 방안이 들어 있다. 조약은 20년 기한으로 만료 1년 전 한쪽에서 효력 정지를 요구하지 않으면 5년간 자동 연장된다는 조항도 담고 있다. 특히 제9조는 ‘양국의 평화와 안보가 위협받을 때 긴급 협상을 진행한다’고 규정했다. 양국 관계가 군사동맹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국은 우호조약 체결 이후 활발한 군사 협력에 나섰다. 2005년 여름 중국과 러시아의 구축함과 항공기, 1만여 명의 병력이 참여한 ‘평화의 사명 2005’는 사상 최초의 합동 군사훈련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당시 미국 등 서방국은 정찰기를 띄워 양국 군의 동향을 감시했다. 그해 두 나라는 헤이룽강 등에 걸친 국경선을 최종 확정함으로써 40년간의 국경 분쟁을 끝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28일 화상 정상회담을 열어 중·러 우호조약 연장을 선언했다. 양국 협력에 관해 시 주석은 “새로운 국제 관계의 모범”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푸틴 대통령은 “국제 문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최근 원자력발전소 건설 협력에 이어 우주 공동 개발에도 나서는 등 미국에 맞서 밀월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 외교 전선의 블록화 현상이 가속화하는 셈이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안보와 국익을 지키려면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 어느 나라가 우리의 친구이고 적인지 분명히 인식하고 실용 외교를 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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