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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文정부 4년 ‘상실의 시대’···국민은 공정 가치 실현하는 지도자 갈망” [청론직설]

◆신평 변호사(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

집권세력은 기득권에 매달린 ‘진보 귀족’으로 변질

국가제도 제멋대로 뜯어고쳐 희망 사다리 걷어차

가짜 검찰개혁으로 ‘살아있는 권력’ 수사 봉쇄 시도

특권·반칙 없애고 헌법가치 존중하는 나라 만들어야


문재인 정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 직제 개편에 이어 수사팀 대거 물갈이로 권력 비리 수사가 원천 봉쇄되고 있다. 정권이 말로만 ‘공정한 검찰’을 내세울 뿐 공정의 가치를 짓밟고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으로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인 신평 변호사는 3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4년은 국민으로부터 희망과 상식·정의를 앗아간 ‘상실의 시대’였다”면서 “국민은 공정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신 변호사는 “촛불로 집권한 집권 세력은 기득권에 매달리는 진보 귀족으로 변질했다”며 “국가 제도마저 제멋대로 뜯어고쳐 소중한 희망의 사다리를 걷어차버렸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검찰 개혁에 대해 논란이 많다.

△현 정부가 말하는 검찰 개혁은 한마디로 가짜다.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공정한 수사를 위한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면서 엉뚱하게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못하게 하는 검찰 무력화만 밀어붙였다. 이를 대단한 검찰 개혁인 양 거짓 포장했을 뿐이다. 나는 검찰은 물론 법원·경찰까지 아우르는 사법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현 정부는 지난 15년 동안 이어져온 사법 개혁의 맥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말로만 검찰 개혁을 부르짖었다는 얘기인가.

△2019년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사법 신뢰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가운데 꼴찌였다. 굉장히 부끄러운 수치다. 현 정권은 이런 불만을 교묘하게 이용해 검찰 개혁을 억지로 관철하려고 나섰는데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오직 권력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현 정부의 검찰 개혁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신평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은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4년은 국민으로부터 희망과 상식, 정의를 앗아간 ‘상실의 시대’였다”면서 “국민은 공정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성형주기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권력 비리 수사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는데.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은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의 국정 농단, 사법 농단에 비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무엇보다 수사 자체를 방해하는 정권의 행태가 문제다. 수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더라면 법원이 어떤 식으로든 판결을 내렸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가정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수사와 대통령까지 연루될 수 있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이후 검찰 개혁이 돌연 본격화했다는 점은 현 정부의 순수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장기 집권을 위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야권의 대선 주자로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X파일’도 등장했는데.

△윤석열 X파일은 인신공격으로 가득 채워진 흑색선전일 뿐이다. 현행법상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나아가 올해 초 대선 결과에 불복해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 난입한 폭도들과 유사한 행위로 소중한 민주주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미국에서는 그런 폭도들의 행위를 반란이나 내란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흑색선전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국가 체계에 대한 반란이다. 앞으로 펼쳐질 대선 국면에서는 이런 막가파식 행태가 사라져야 마땅하다.

-여권은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배신자’라며 공격하고 있는데.

△공직자의 자세를 문제 삼는 여권 인사들의 공격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감사원장이든 검찰총장이든 더 많은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게 왜 나쁜가. 이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참정권이자 피선거권이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르고 떳떳한 일이다. 여권이 남을 자꾸 해코지하는 작은 정치에나 몰두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평소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인 ‘대깨문’의 과도한 행태에 대해 비판해왔는데.

△지금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최대 적은 강성 친문들이다. 내가 헌법학자로서 그들의 폐단을 지적하고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깨문들은 일사불란한 조직과 집요한 인신공격, 타협을 불허하는 전투 정신으로 인터넷 정치를 장악했다. 그들은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올바른 여론 형성을 심하게 왜곡시켰다. 민주주의를 먹어 치우는 괴물 같은 존재다. 나도 대깨문으로부터 “당신 처가를 털겠다”는 식의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데도 일부 정치인들이 권력에 눈이 멀어 대깨문의 지지에 의존하는 행태는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언론 자유는 질적 측면에서 상당히 안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최근 내가 ‘공정 사회를 향하여’라는 책을 출간하려고 했더니 여러 출판사에서 내용은 좋지만 부담스럽다며 고개를 젓더라. 지금은 자기 검열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사회 비평 서적을 내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언론의 자기 검열은 굉장히 잘못된 것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우리 언론 환경은 이미 권력 쪽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런 터에 또다시 입법을 통해 언론을 손보겠다고 하는 것은 파렴치한 짓이다. 가짜 뉴스를 누가 더 많이 만들어내는가. 여권에서 더 많이 쏟아낸다. 이런 권력의 오만이 촛불을 들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으니 참담하다.





신평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은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4년은 국민으로부터 희망과 상식, 정의를 앗아간 ‘상실의 시대’였다”면서 “국민은 공정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성형주기자


-현 정부 출범 초기에는 정권을 지지하지 않았나.

△나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익제보 지원위원회’ 위원장과 ‘민주통합포럼’ 상임위원을 맡아 길거리 지원 연설까지 나섰던 사람이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임명을 지켜보며 그런 흠결을 가진 인사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법무부는 영문으로 보면 정의를 다루는 부처, 즉 ‘Ministry of Justice’이다. 법무 장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현 정권 탄생에 힘을 모았던 이들이 모두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 조 전 장관은 나라를 양쪽으로 갈라놓았다. 그가 왜 지금도 자중하지 않고 경거망동하느냐며 한탄하는 이들이 많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낸 김명수 대법원장의 처신도 논란을 빚고 있는데.

△김 대법원장의 처신은 아주 잘못됐다. 분명한 것은 그가 특권 의식에 젖어 있다는 사실이다. 김 대법원장도 똑같은 기득권자로서 자신의 이욕(利慾) 추구에 몰두하는 진보 귀족이다. 대법원장이 특정 이념과 정치 권력의 코드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비극이다. 이런 식으로 법이 강자의 이익을 실현하는 도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법 개혁은 기득권을 없애고 국민의 사법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집권 세력의 특권 의식이 문제라는 지적이 많은데.

△현재의 집권 세력은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다. 평등의 이념을 앞세우는 진보를 표방하면서도 이미 기득권자가 돼 권력이 주는 단물을 빨아먹고 있다. 오직 내 편만 챙기겠다는 생각에 골몰할 뿐이다. 사법 개혁만 해도 공정한 수사와 재판이라는 취지는 오간 데 없고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실현하는 쪽으로 변질했다. 로스쿨을 비롯해 청년들이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를 아예 걷어차 버렸다. 입시부터 간부 공무원 채용 시험, 전문 자격증 시험 등에 걸쳐 사회적 사다리가 하나씩 제거됐다. 이런 식으로 국가 제도를 진보 귀족에 유리하도록 제멋대로 바꿔서야 되겠는가. 수많은 청년들의 가슴에 맺힌 원한이 언젠가 정권에 비수로 돌아올 것이다.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공정 가치에 민감한데.

△우리 사회에서 젊은층의 사회 진입을 자꾸 어렵게 만드는 것이 세대 갈등의 본질이다. 그런 것을 틀어쥐고 있는 게 다 기득권자다. 청년들이 공정에 대해 얘기하는데 당연하다.

-정권의 잘못된 행태가 오히려 헌법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력분립 원칙에 기초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권력에 대해 견제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것이 근대 헌법의 기본 구조이다. 지금처럼 상대방을 악으로 몰아붙이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무자비하게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이자 헌법 훼손이다. 우리는 해방 이후 오랜 헌정사를 통해 헌법 가치를 소중히 가꿔왔다. 가장 중요한 것이 민주주의 원칙인데 이 원칙이 훼손되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 국민 누구나 기본적으로 공동체에서 공정한 대접을 받고, 특권적 소수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을 우선하는 ‘공정의 정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 지도자가 갖춰야 할 주요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문재인 정부 4년은 희망과 정의, 공정 가치가 상실된 시대로 규정할 수 있다. 여기서 벗어나려는 국민들의 염원이 뭉쳐 하나의 시대정신을 이뤘다. 유약하고 무능한 리더십에 실망한 국민은 강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들은 한국 정치가 진보 귀족의 일상적인 위선과 거짓의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염원을 갖고 있다. 이제는 강한 리더십으로 위선·무능의 정치를 청산하고 공정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근본적인 폐습 타파를 통해 국가 대개조까지 나아가는 개혁을 해야 한다. 이런 시대정신을 실행에 옮기는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He is…

1956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13기로 인천지법·대구지법 판사를 거쳐 변호사 개업을 했다가 경북대 로스쿨 교수를 지냈다. 1993년 판사 재직 당시 법원 비리를 폭로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한국헌법학회장, 한국교육법학회장, 엠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다. 현재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과 한일비교헌법학회 한국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공정사회를 향하여’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등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다수의 시집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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