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집없는 사람의 마음을 아느냐"며 지방세법 개정안을 ‘개악안’이라고 비판했다. 표결 전에 반대토론자로 나선 장 의원은 연설도중 울먹이기도 했다. 지방세법 개정안은 재산세 감면 대상을 현행 공시지가 6억원 이하 주택에서 9억원 이하 주택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날 장 의원은 "집값은 끝없이 오른다는 무한 집값 상승의 신화 앞에 국회가 두 손을 들고, 백기를 휘날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부동산 불패 신화 앞에 정치가 무릎을 꿇는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도대체 왜 코로나19 재난으로 사회적 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져가는 지금 이 순간에 시세 1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의 세금을 줄여주는 일에 이토록 혈안이 돼 있느냐"며 "이들의 왜 세 부담이 늘었느냐. 집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폭등한 집값의 피해자는 누구냐. 집값이 수억 원씩 올라서 아파트를 갖고 있는 집 부자냐. 아니면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서는 도저히 집을 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무주택 서민이냐"고 쏘아붙였다.
장 의원은 "공시가격 9억원 넘는 공동주택은 도봉구, 금천구에는 한 채도 없다"며 "다 강남·서초·송파에 절반 이상이 몰려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세 감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세금 감면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250명은 집이 있다. 이 자리 계신 의원님들 가운데 무주택자는 50명에 불과하다"며 "저는 그 50명 중 하나다. 짒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시냐. 집없던 시절의 설움을 기억하느냐"며 울먹였다.
이날 본회의에서 지방세법 개정안은 재석 214명 중 찬성 147명, 반대 24명, 기권 43명으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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