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이란 관련 웹사이트 36곳을 압류한 뒤 차단했다고 2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웹사이트는 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폭력 조직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성명에서 "이슬람라디오텔레비전연합(IRTVU)이 사용하는 웹사이트 33곳과 카타이브헤즈볼라(KH)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3곳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KH는 이란과 연계된 이라크 민병대로 미국은 KH를 외국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지정했다. 압류된 웹사이트는 이란 국영TV의 영어 서비스 부문인 프레스TV와 아랍어 채널인 알알람 등으로 법무부는 IRTVU가 사용한 도메인은 미국 회사 소유지만 이를 사용하기 전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외신은 이번 조치가 취해진 시점에 주목했다. 로이터는 강경파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차기 이란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나온 조치라고 전했다. CNN은 미국 정부의 이번 압류가 핵 합의 복원 협상 도중 이뤄진 도발적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에도 이란 혁명수비대가 정치적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웹사이트 도메인 92개를 압류한 바 있다.
이란은 반발했다.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미국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 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불법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의 반관영 뉴스 통신사인 파르스뉴스도 트위터를 통해 "언론의 자유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라고 주장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