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 변화에 따른 성장통을 겪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22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극본 고연수/연출 김정현) 4회에서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기로 한 여준(박지훈)이 김소빈(강민아)과 남수현(배인혁)을 향해 달라진 태도를 내비치기 시작, 세 사람의 관계가 변화할 것을 암시했다.
앞서 여준은 김소빈의 짝사랑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오히려 상처를 입혔다. 소꿉친구 홍찬기를 오랫동안 좋아해 온 김소빈은 이미지 변신까지 하며 고백을 준비했지만, 여준은 홍찬기가 다른 여자와 약속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김소빈을 그의 집으로 보냈다. 무안해진 김소빈은 결국 눈물까지 흘리며 여준을 찾아갔고, 그는 홍찬기의 앞에 그녀를 데려가 “제 여자친구예요”라고 소개하며 깜짝 엔딩을 장식했다.
4회 방송에서는 애정 결핍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로 한 여준, 긴 세월 이어져 온 짝사랑을 접은 김소빈, 동생에게만큼은 따뜻한 인간미를 보이는 남수현의 색다른 면면이 그려졌다. 남수현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준을 여전히 차갑게 밀어냈지만, 동생 남구현(김수겸)에게만큼은 따뜻한 형의 모습을 보여줬다. 동생을 살뜰히 챙기는 남수현을 보고 왠지 모를 부러움과 가족애에 대한 결핍에 사로잡힌 여준의 쓸쓸한 표정은 시청자들의 연민을 부르기도 했다.
친해지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가까워질 기미가 안 보이는 여준과 남수현의 관계도 눈길을 끌었다. 여준은 남수현의 동생에게 호의로 자신의 시계를 선물했고, 이를 알게 된 남수현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를 찾아갔다. “네가 이렇게 머리 안 굴리고 돈 안 써도 순수하게 네가 좋아서 다정하게 대해 주는 사람은 없어?”라며 정곡을 찌른 남수현과 차분한 말투로 “네, 없어요. 한 명도”라고 대답하는 참담한 여준의 표정이 대비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서로에게 친밀감을 느껴가던 여준과 김소빈의 사이가 한순간에 악화됐다. 김소빈은 고백하려던 날 여준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홍찬기의 집에 보냈음을 알게 됐고, 몹시 실망하며 추궁했다. 여준 역시 사과는커녕 “역시 내 예상대로 차였네?”라며 빈정대는 말로 또 한 번 그녀를 상처입혔다. 여전히 서툴고 비겁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해 관계를 나락으로 끌고 가는 여준의 미성숙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탄식하게 하는 한편, 앞으로 그가 어떤 성장통을 겪을지 궁금하게 했다.
4회 말미에는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한 여준의 눈빛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후회에 휩싸인 여준은 남수현에게 전화해 조언을 구했고, “네 마음을 얘기해. 있는 그대로”라는 말을 듣고 뭔가 깨달은 듯 김소빈에게 달려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앞으로 진짜 자신을 드러내기로 다짐한 그는 여전히 벽을 치는 남수현에게도 “계속 들러붙을 테니 선배는 밀어내 봐요”라고 선전 포고를 날려, 가식을 덜어낸 당당한 모습으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렇듯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은 현실의 20대들이 겪을 법한 여러 고민은 물론 따뜻한 가족애와 사랑, 우정 등 다채로운 감정까지 담아내 안방극장에 공감을 안기고 있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감싸주는 청춘들의 성장이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KBS2 월화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은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김도희 doh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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