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세계 최대 보험중개사 탄생에 제동을 걸었다. 2위와 3위 업체 간 합병이 시장 경쟁을 저해해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세계 2위 보험중개 회사인 에이온과 3위 윌리스타워스왓슨 간 인수합병(M&A) 추진 건과 관련해 “서비스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의료보험이나 연금수당 컨설팅 등의 서비스에 경쟁이 필요하다”면서 “양 사가 합병되면 경쟁이 훼손돼 소비자의 선택권은 줄고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질은 낮아질 수 있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1년간의 조사를 거쳐 이뤄졌다. WSJ는 이번 소송을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 법무부가 제기한 첫 주요 반독점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 반독점 관련 부처 인사를 다 끝내지 못했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거대 회사의 탄생을 저지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험중개사는 기업들의 보험 상품 구매를 돕고 리스크 관리 조언도 하는 서비스 업체다. 에이온과 윌리스타워스왓슨은 1위 마시앤드매클레넌과 함께 매출액 기준 세계 ‘빅3’ 보험중개사로 꼽힌다. 지난해 두 회사가 합병을 발표했을 때 양 사의 합계 매출은 200억 달러(약 22조 4,000억 원)로 마시앤드매클레넌(172억 달러)을 뛰어넘었다.
에이온과 윌리스타워스왓슨은 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자산을 경쟁사에 매각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독점에 따른 폐해를 해소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다.
양 사는 이날 낸 성명에서 법무부가 시장과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소송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경쟁 당국도 이들 두 회사 간 합병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축소할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해왔다. EU 집행위의 합병 승인 여부 결정 시한은 오는 8월 3일이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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