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앞으로 우리 당의 호남 메시지는 일자리와 산업 인프라 확충에 대한 구체적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호남을 언급한 것은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구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대표는 18일 당 지도부와 함께 전북 군산과 전주의 산업 현장을 찾을 예정이어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서진 정책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종인 체제에서 시작된 호남에 대한 노력은 결코 우리의 잘못된 과거에 대한 반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이 시작한 ‘서진(西進) 정책’을 사과와 반성 단계에서 지역 현안 챙기기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입법을 통해 호남에 실제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7일 광주 글로벌모터스 생산 현장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우리 당 의원들이 애로 사항을 경청했다”면서 “한 달 만인 이달 8일 전주혜 의원이 ‘경형 자동차 연료 개별소비세 환급 특례 일몰 제한 연장’ ‘영세 자영업자 대상 유류세 환급액 50만 원 확대’ 등의 입법을 신속하게 대표 발의했다”고 열거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외면했는데 국민의힘은 신속했다는 지역 언론 기사도 고무적”이라며 “우리 당의 ‘호남동행’ 의원단 모두가 전 의원과 같은 자세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8일 오전 전북 군산의 새만금 사업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군산형 일자리 기업 현장, 전주 국가수소산업단지, 전라선 고속철도 사업 현장 등 지역 주요 산업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는 지난 14일 이 대표가 취임 후 첫 행보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나흘 만의 호남 재방문이다. 이 대표는 오후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운천 의원 등과 함께 전주 서부 신시가지를 찾아 민심을 경청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젊은 세대가 많이 가는 거리에서 인사를 나누고 당세를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과거 보수 정당의 5·18 관련 ‘막말’에 대해 사과했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은 당 소속 의원들과 호남 지역구와 자매결연을 맺는 ‘호남동행’ 등 호남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서진 정책을 시작했다. 그 결과 정운천·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7일 보수 정당 소속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5·18민주유공자유족회의 공식 초청을 받아 추모제에 참석한 바 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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