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만취한 여성을 데려가 성폭행해 1심에서 실형을 받은 3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새로운 삶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감형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희 이용호 최다은 부장판사)는 17일 유사강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과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 취업제한은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술에 취해 길에 누워있던 피해자 B씨를 인근 건물로 데려가 폭행하고 유사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과정에서 B씨의 신체 일부를 촬영하기도 했다. 특히 B씨의 딸도 A씨의 범행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났던 A씨는 이후 다시 돌아와 B씨에게 사과했고, B씨와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도 확인 받았다. 그러나 1심에서 실형을 피하지는 못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용서받기 어려운 큰 죄를 저질렀지만, 이 사건 전까지 건실하게 살아오고 한 번의 실수로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이 형벌의 목적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새 삶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 실형을 선고하나, 재판부가 고민했을 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만한 사정이 있다고 봐 선처하니, 피고인은 우리 재판부의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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