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5일 대선출마와 관련해 “심적인 각오는 돼있고, 물리적 여건이 마련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으로 민주당 대선경선이 6월 하순께 시작된다는 점에서 대선출마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마냥 고민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고민이 길게 가진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저의 정책·비전을 점검하고 있고, 검찰 개혁을 앞당겨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런 시대적 당위성을 함께하자는 사람들과 계속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근황과 관련해 “검찰 개혁의 과정을 기록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위해 대담집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해 출판기념회를 대선출마 시점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견제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지지율의 허상이 드러나 다 빠질 것”이라며 “우리가 정치군인 시대를 국민의 희생 속에서 끝냈는데, 정치검찰의 시대를 넘보게 된 게 아닌가 싶어 대단히 우려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떤 나라에도 권력기관 수장이, 검찰총장이 바로 대권에 직행하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
특히 그는 “군인들이 총칼 들고 권력을 찬탈한 쿠데타는 있었지만, 민주주의 정신에도 어긋나고 국민 삶과 인권에 피폐를 남겼다. 정치검찰이 대권을 잡으면 그것보다 더 심각해진다”며 “검찰 권력을 이용한 공포정치가 시작될 것이 뻔하지 않으냐. 그래서 이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갖자고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의 대선출마가 오히려 윤 전 총장을 부각시킬 우려에 대해서는 “검증의 시간이 다가오고 또 다양한 검증대에 오르다 보면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자연스럽게 허상이 드러나서 다 빠지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보수 언론이 여론을 많이 주도하고 있고,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마치 검찰 당의, 검찰 출신 후보를 보수 언론도 같이 거들어 소위 ‘권력을 만들겠다'는 기획 의도가 많이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진행자가 ‘언론 기획의 뒤에 누가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기획이라는 말은 철회해야 할 것 같다. 아니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마치 그런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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