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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거래소에 살생부 요청··· 잡코인 정리 속도 낸다(종합)

최소 ISMS 받은 20곳 거래소에 e메일

"투자 유의 종목·상폐 리스트 제출해라"

7~16일 유의종목, 거래지원 중단 리스트 제출

당분간 매일 유의종목 등 제출 요청도

당국 "관리감독 위한 시장 상황 파악 차원"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연합뉴스




금융 당국이 주요 암호화폐거래소에 상장 폐지 종목과 유의 종목 리스트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소 정보보호관리체계(ISMS)를 받은 20개 암호화폐거래소에 이달 7일부터 16일까지 코인 상장 및 폐지 현황, 투자 유의 종목 지정 코인 리스트를 달라고 e메일로 요청했다. 아울러 당분간 거래소들이 매일 투자 유의 종목을 지정하거나 거래 지원 중단(상장 폐지)할 코인에 대해 보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28일 범정부 대책에서 금융위원회가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주무 부서를 맡기로 했고 설명회도 열었으며 현장 컨설팅도 할 예정”이라며 “관리 감독을 위해 시장 상황을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이 암호화폐거래소에 상장폐지 코인 리스트와 투자유의종목 지정 코인 목록을 제출하라고 한 것은 ‘업비트 쇼크’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기습적으로 25개 코인에 대해서는 투자유의종목 지정, 5개는 원화 거래 지원 중단 예정 공지를 냈다. 이후 시장이 대혼란에 빠지고 투자자들의 불만도 폭주했다.









이에 따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이른바 ‘잡코인’ 구조조정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당국이 거래소들과의 비공개 간담회 개최나 실사 계획을 밝힌 적은 있지만 거래소들에 직접 리스트를 요구한 것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사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 주무 부서로 시장에 대한 동향을 확인하는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살생부를 달라는 것 아니나’며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초 금융 당국은 거래소의 상장 코인에 관해서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라 암호화폐거래소를 비롯한 가상자산 사업자는 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를 받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은행연합회는 각 은행에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코인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이처럼 은행에 거래소 검증을 맡기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있는 것처럼 보이던 금융 당국이 각 거래소에 상장폐지 종목과 유의종목 리스트를 요구한 것은 실제로 상장 코인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주부터 시작될 예정인 암호화폐거래소 실사 시기와 맞물려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은 10일 암호화폐거래소 33곳과 간담회를 열고 신고 수리를 돕기 위한 컨설팅을 이번 주부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금융 당국이 거래소 현장을 방문해 실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명목은 신고 수리 지원을 위한 컨설팅이지만 사실상 옥석 가리기를 위해 금융 당국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부터 금융 당국이 실사와 함께 거래소를 압박하면 빗썸·코인원·코빗을 비롯한 주요 거래소에서 업비트와 마찬가지로 대규모로 알트코인을 정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문제는 코인 평가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거래소가 금융 당국의 압박에 대규모로 코인을 상장폐지하면 11일 업비트 사태에서 보듯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실제 업비트는 프로젝트와 사전에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코인을 상장폐지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갑자기 상장폐지 통보를 받은 투자자들도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피해를 입고 입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번에 목록을 요구한 것은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련 법안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 당국이 거래소에 특정 코인에 대해 상장폐지하라고 요구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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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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