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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 아미동에 ‘피란생활박물관’ 생겼다

당시 주택 리모델링해 피란생활상 생생 재현…"역사관광 명소화"


6.25전쟁 71주년을 앞두고 피란수도 부산의 대표적인 피란민촌이었던 서구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에 당시 생활상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피란생활박물관이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비석문화마을은 피란민들이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공동묘지였던 곳에 비석 등 묘지석으로 집을 지으면서 형성된 마을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대상에 포함될 정도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피란생활박물관은 사업비 5억 원을 투입해 마을 입구에 위치한 주택 9개 동을 리모델링해 ‘비석문화마을의 시작’ ‘고등학생방’ ‘봉제공간’ ‘주방’ ‘구멍가게’ ‘이발소’(쪽방) ‘사진 전시·해설자 공간’ 등의 테마로 조성돼 다른 박물관과는 여러 면에서 차별화 된다.

우선 전시공간인 각각의 주택 그 자체가 하나의 ‘현장박물관’이다. 피란민들이 당시에 지었던 주택을 최소한으로 리모델링한 뒤 1950∼60년대의 생활용품들을 테마에 맞게 전시해 피란민들의 생활상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첫 번째 주택 ‘비석문화의 시작’에는 비석 실물을 전시해 살아남기 위해 일본인 공동묘지 위에 집을 지어야 했던 피란민들의 절박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비석문화마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부산 서구 아미동 피란생활박물관 전경./사진제공=서구




또 다른 특징은 작은 창문을 통해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도록 한 독특한 전시방식이다. 주택 내부가 두어 평에 불과할 정도로 협소한 점을 역으로 이용해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이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는 좁은 골목에 위치한 만큼 벽면에 유도사인을 설치해 주민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동선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점이나, 이 마을에 사는 석이와 미야라는 가상의 인물을 전시공간 곳곳에 벽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배치해 관람객들에게 더욱 흥미롭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피란생활박물관은 박제된 박물관이 아니라 피란민들의 생활했던 곳을 그대로 활용한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며 “피란수도 부산의 중심이었던 서구의 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역사관광 명소로 발전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란생활박물관은 비석마을주민협의회가 위탁운영을 맡는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월요일 휴관)까지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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