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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그래, 나는 꼰대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서유석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다. 서유석이 가사를 쓰고 곡을 붙인 노래 중에 ‘너는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라는 게 있다.

그렇다. 나도 젊어봤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젊은 세대는 언제나 있었다. 1929년에 민태원 선생이 쓴 ‘청춘예찬’은 그때나 지금이나 옳다.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과 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세상을 바꾼 건 어느 시대가 되었든 그 시대의 젊은 세대다. 대한민국 70여 년 현대사만 보더라도 젊은 세대는 한국전쟁에 참전해서 조국을 지켰고, 산업의 역군으로 나라 살림을 일궜고, 불의에 항거하며 자유민주주의를 키워왔다. 나와 내 친구들도 그 젊은 세대의 어디엔가 끼어 있었다는 자부심이 크다.

그러던 나도 어느덧 나이깨나 먹은 축에 들게 되었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내가 젊었을 때 어른들이 왜 그리도 혀를 차며 우리를 탐탁지 않게 여겼는지 이제는 이해하게 된다. 따지고 보면, 나이 먹은 사람들이 ‘요즘 젊은것들’을 못마땅해하는 것이야말로 태곳적부터 지금껏 세대 갈등의 진앙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뒤집혔다. 지금은 ‘요즘 젊은것들’이 나이 먹은 사람들을 타박한다. 그래서 졸지에 ‘꼰대’가 되었다.



그새 젊은 세대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소득 주도 성장으로 알바 일자리마저 씨가 말랐다. 25전 25패를 아랑곳하지 않은 부동산 대책으로 평생 넘어설 수 없는 집값 장벽이 세워졌다. 손에 쥔 게 없어 ‘영끌’조차 엄두도 내지 못하니 한 세대 전체가 ‘벼락거지’로 내몰리고 있다.

젊은 세대는 오늘의 현실에만 암울한 게 아니다.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한국 사회가 처해 있을 미래에 더 비관적이다. 2045년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100%에 육박한다. 2030은 물론이고 지금의 10대,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빚이다. 지금의 30세가 연금을 받기 시작해야 할 2056년이면 국민연금은 완전히 고갈된다. 이토록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하물며 상식적이지도 않은 세상을 만들어놓고도 집권당의 대표를 지낸 사람이 윗물은 맑다고 했으니 어찌 앞선 세대가 원망스럽지 않을까.

그래서라도 더더욱 ‘꼰대’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학창 시절 ‘꼰대’라 불리던 선생님들이 있다. 비뚤어진 행동을 허투루 넘기지 않고 바로잡아주시던 선생님을 우리는 그리 불렀다. 본래 ‘꼰대’란 이런 존재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정의가 사라질 때 국가는 거대한 도적 떼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정권은 이 나라 젊은이들의 미래를 도적질했다. 그 도적을 잡고 젊은 세대의 앞날을 열어줄 ‘꼰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 나 같은 꼰대들이여, 앞으로 꼰대가 될 이들이여, 힘을 내자. 세상에는 지금이야말로 꼰대가 필요하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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