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에서 독립해 미국에 정착한 해리 왕자와 그의 아내 메건 마클이 영국 BBC 방송을 강하게 비판했다. 방송은 최근 이들 부부가 출산한 딸 ‘릴리베트’의 이름을 지을 때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상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은 해리 왕자와 마클이 9일(현지시간) 이같은 BBC방송의 보도에 대해 "거짓이자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6일 둘째 아이이자 첫째 딸 출산 소식을 공개하며 딸에게 '릴리베트 다이애나 마운트배튼-윈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발표했다. 해리 왕자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어린 시절 애칭 '릴리베트'와 해리 왕자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에 대해 BBC 방송은 버킹엄궁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 왕자 부부가 '릴리베트'가 포함된 딸의 이름을 지을 때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해리 왕자 부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해리 왕자는 딸의 이름을 발표하기에 앞서 (왕실)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할머니는 그가 전화한 첫 번째 가족이었다"고 반박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지지가 없었다면 '릴리베트'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부부는 런던 소재 로펌 실링스를 통해 영국의 다른 언론사에도 서한을 발송해 BBC 보도는 거짓이고 명예훼손이니 이 보도를 따라가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해리 왕자는 1995년 BBC 방송 기자가 거짓말과 사기로 다이애나비 인터뷰를 성사시켰다는 조사 결과가 지난달 나오자 "악용의 악습과 비윤리적 관행의 파급효과가 어머니 목숨을 앗아갔다"며 BBC 방송을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다이애나비는 인터뷰에서 남편인 찰스 왕세자와 그의 오랜 연인이었던 커밀라 파커 볼스(현 찰스 왕세자 부인)의 불륜 관계를 폭로했다. 인터뷰 이듬해 다이애나비는 찰스 왕세자와 이혼했고 1997년 프랑스 파리 센 강변의 알마 터널에서 파파라치를 피하다 사고로 숨졌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