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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파 우승, 17언더 우승…‘곰의 함정’ 올해 우승 스코어는?

악명 높은 베어즈베스트, 한때 우승자 스코어가 이븐파

올핸 최장 100㎜ 러프, 스피드 계산 어려운 그린이 변수

장하나 “매 홀 긴장”, 임희정 “보기 피하자는 전략”

롯데 오픈 대회 코스인 베어즈베스트 청라GC. /사진 제공=롯데




난코스로 악명 높은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는 2016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작정하고 선수들을 골탕 먹였다. 우승자 안시현의 나흘 합계 스코어는 고작 이븐파였다. 1오버파 2위 박성현을 비롯한 나머지는 다 오버파를 적었다.

2018년에는 2년 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오지현이 무려 17언더파로 우승했다. 혼자서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지키며 2위를 8타 차로 멀찍이 따돌렸다. 당시 세계 랭킹 1위 박인비는 “쉽지 않은 코스에서 국내 선수들이 너무 좋은 성적을 내서 놀랐다"고 했다. 박인비의 성적은 3언더파 공동 13위였다. 오지현을 뺀 모두가 두 자릿수 언더파 작성에 실패했으니 난코스 악명은 유지됐다고 볼 만하다.

올해 베어즈베스트에 최후의 1인으로 남을 주인공은 어떤 숫자를 새길까. 한국여자오픈이 레인보우힐스CC로 옮긴 가운데 올해 베어즈베스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을 개최하고 있다.

코스 세팅 주관 기관이 한국여자오픈은 대한골프협회(KGA), 롯데 오픈은 KLPGA로 각각 다르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여자오픈과 비교해 체감상 코스 길이가 조금 짧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만만찮은 거리이고 맞바람, 옆 바람, 뒤 바람 등 홀마다 다른 바람이 계산을 복잡하게 만든다. 러프 길이도 최장 100㎜나 된다. 그린 주변에서 이런 깊은 러프를 만나면 보기도 쉽지 않다.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4일 “잘 친 샷에 확실한 보상을 주고 싶었다. (선두가) 하루 5개 정도는 타수를 줄일 수 있게 세팅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이어진 비 때문에 러프를 계획만큼 깎지 못한 게 흥미로운 변수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러프는 계속 자라고 있고 오늘 초속 6m까지 불었던 바람이 내일(5일) 더 강해질 것도 같아 예상 우승 스코어도 보수적으로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3일 1라운드에 5언더파가 1명(안송이) 나왔지만 4일 2라운드에서는 4언더파(김희지)가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였다. 컷 통과 기준은 3오버파까지 내려갔다.

2라운드 9번 홀 티샷 하는 김희지. /사진 제공=KLPGA


그린 스피드도 변수다. 안나린은 “작년 대회(한국여자오픈)를 생각하고 치면 아주 많이 느려서 헷갈린다”고 했다. 장하나도 “그린 빠르기 적응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이틀 합계 5언더파 공동 선두인 장하나는 “워낙 함정이 많은 코스라 매 홀 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며 “욕심 부리기보다 조심하면서 현명하게 기회를 기다리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밝혔다. 깜짝 선두 김희지는 “‘곰의 지뢰밭’이라는 12~14번 홀에서 더블·트리플 보기 하는 선수들이 보여서 나는 그 홀에서 욕심 내지 말고 파만 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안나린 등과 함께 4언더파 공동 3위인 임희정도 “어찌 됐든 이 코스에서는 보기를 피하자는 전략으로 접근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3라운드에 임희정은 안나린, 조아연과 같은 조로 친다. 다음 조에서는 장하나, 김희지, 유효주가 동반 플레이 한다.

/인천=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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