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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정상화…'단색화' 경매총액 41% 휩쓸어

케이옥션 5월경매 낙찰총액 127억원

박서보,정상화·김창열 '블루칩' 강세

지난달 26일 진행된 케이옥션 5월경매에서 9억5,000만원에 낙찰된 박서보의 ‘묘법 No.1-78-81’ /사진제공=케이옥션




미술시장의 ‘호황’ 진입이 뚜렷한 가운데 지난 5월 메이저 경매에서 박서보·정상화 등 단색조 회화를 지칭하는 ‘단색화’ 블루칩 작가군이 강세를 보였다.

샤갈부터 이배까지…낙찰행렬


지난달 26일 진행된 케이옥션의 5월 메이저경매는 낙찰률 83%, 낙찰총액 127억 원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손이천 케이옥션 이사는 83%의 높은 낙찰률에 대해 “2018년 상반기 이후 오랜만에 낙찰률 80%를 넘겼다”면서 “미술시장의 활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의 최고가 낙찰작은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것과 비슷한 시기의 작품이라 더 주목을 끈 마르크 샤갈의 ‘생폴드방스의 정원’으로 42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두 번 째로 높은 낙찰가는 박서보의 연필묘법인 ‘묘법 No.1-79-81’로 9억5,000만원에 팔렸다. 박서보 작품은 4점이 출품돼 낙찰률 100%, 낙찰총액 14억9,900만원을 기록했다.

김창열의 ‘물방울’이 시작가 3,000만원에 경매에 올라 경합 끝에 1억2,5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케이옥션


최다 경합 작품은 김창열의 1976년작 ‘물방울’이었다. 40.9×31.8㎝ 크기의 화폭 위에 물방울 하나가 또르르 흘러내리는 듯한 작품으로 시작가 3,000만원에 경매에 올라 1억2,500만원에 낙찰됐다. 김창열의 작품은 총 13점이 출품돼 11점이 거래됐고 작가 낙찰총액은 9억5,200만원이었다. 김창열의 1978년작 ‘CSH 1’은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 이브닝세일에 출품돼 14억원(985만홍콩달러)에 팔리며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는 원로작가 정상화의 작품은 7점이 나와 5점 낙찰됐다. 3억5,000만원에 팔린 2013년작 백색 작품 ‘무제013-11-20’을 포함한 작가 낙찰총액은 6억7,800만원이었다.



종이에 초록색 볼펜으로 그린 김환기의 1956년작 '룩셈부르크 공원'이 경합 끝에 3,2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케이옥션


‘미술계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우량주 김환기는 소품 위주로 출품돼 경합이 벌어졌다. 종이에 과슈, 종이에 볼펜으로 그린 드로잉 소품 등 7점이 출품돼 낙찰률 100%를 보였다. 종이에 유채로 그린 1973년작 푸른색 점화 ‘무제’가 4억원에 팔린 것을 포함해 작가 낙찰총액 13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이우환은 판화·드로잉 등 소품 위주로 9점이 낙찰돼 3억7,0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외에도 김종학, 이강소, 이배, 김태호 등의 작품이 주목을 끌었다.

‘단색화’ 열풍 재점화


지난 2014년 이후 국내외 미술계의 재조명을 받기 시작한 1970년대 단색조 회화인 ‘단색화’의 열풍이 재점화 된 양상이다. 검증된 블루칩 작가군이라 수요자들이 투자 안전성을 높게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색화’ 작가군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이자 1970년대 ‘전면점화’를 이룬 김환기를 필두로 박서보·정상화·이우환·윤형근·이동엽·권영우·하종현 등이 속하며, 경우에 따라 김창열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번 케이옥션 5월 경매에서 이들 ‘단색화’ 작가군이 거둔 낙찰 총액은 42억9,900만원으로 전체 낙찰총액 127억원의 약 34%를 차지했다. ‘물방울’의 김창열까지 포함할 경우 이들 단색조 ‘블루칩’의 낙찰총액은 52억5,100만원으로 이번 경매 전체의 41%에 달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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