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들의 첫 TV토론회가 진행된 31일 토론회 중 ‘퀴즈 쇼’가 벌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상대 후보의 실수를 이끌어 내려는 듯 호흡이 짧은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에 주호영 후보는 불쾌감을 표했고 나경원 후보는 답변을 길게 풀어가는 식으로 응수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 MBC ‘백분토론’에서 본인의 주도권 토론 시간이 되자 주 후보에게 ‘깜짝 퀴즈’를 냈다. 그는 “두 가지 참인 명제를 드리겠다. 이준석은 하버드 대학교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재학했다. 노무현 재단은 2009년에 설립됐다. 이준석은 노무현 재단의 장학금을 받았나 안 받았나”라고 질문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보수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퍼진 ‘이준석이 노무현 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았다’는 주장을 주 후보의 입을 통해 해소하려던 것으로 풀이된다.
주 후보는 “그런 테스트 하는(듯한) 그런 질문에 답변하고 싶지 않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 후보는 “굉장히 쉬운 질문이기 때문에 드렸다”고 말하자 주 후보는 “쉽더라도 질문의 의도가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또 나 후보가 ‘청년과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언급하며 “(나 후보) 지역구를 보면 동작구 3선거구와 4선거구가 있다. 어느 곳에 청년을 배치하겠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나 후보가 어떤 대답을 하든 해당 선거구에서 미리 선거를 준비하고 있던 예비 정치인의 기회를 뺏는 것이 아니냐고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후보는 현재 국민의힘 동작구(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선거구를 정할 필요가 없다”며 “청년정치를 확대하기 위해 할당제 없이 청년이 쉽게 진입할 수 있을까”라며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이 후보가 “선거구는 두 개 밖에 없다. 어디 하시겠느냐”라고 재차 묻자 나 후보는 “청년이 (원하는 선거구를) 지원하는 경우에 제가 그것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며 질문을 회피했다.
결국 이 후보가 “청년을 넣겠다고 그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한 사람을 마지막에 쳐내는 게 공정한 것이냐”고 직접적으로 묻자 나 후보는 “열심히 하는 분들을 같이 봐야 된다. 청년을 할당하기 위해 점수를 더 가산할 수도 있다”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방어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질문 방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는 “(나 후보가) 성공한 공천에는 이익을 주고 실패한 공천에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선언했는데, 2020년 본인께서 공천 받으신 동작을 공천은 성공인가 실패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나 후보는 “전체적인 총선의 상황과 여러 가지를 봐야 된다”면서 “오늘 퀴즈 문제 내듯이 자꾸 단답형으로 물어보시는 것 같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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