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조 7,000억 달러(약 1,892조 원)로 수정한 인프라 법안을 제시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공화당에 1주일의 시한을 제시했다. 경제 회복을 위한 투자안이 절실한 상황에서 야당과 합의를 이룰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수정안보다도 훨씬 작은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을 역제안한 상황이어서 협상에 진전을 보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현지 시간)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이날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오는 6월 7일까지 우리는 명확한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화당에 일주일의 최후통첩을 밝힌 것이다. 그는 “지난 며칠과 몇 주 동안의 건전한 대화는 고무적인 일이지만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것은 옵션이 아니라고 계속 말하고 있고, 시간도 무제한이 아니다”라며 “미국인들은 우리가 무언가를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조 2,500억 달러의 대규모 인프라 법안을 내놓았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보다 5,500억 달러가량 줄인 1조 7,000억 달러를 제시했다. 하지만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이에 한참 못 미치는 9,280억 달러를 주장하면서 양측은 여전히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부티지지 장관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단독으로 인프라 법안을 처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물고기를 잡을지 미끼를 잡을지 명확히 해야 하는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 과정을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는 데 매우 동의한다”고 말했다.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도 CNN에 출연해 “공화당이 옳은 일을 하기를 더 기다리는 것은 잘못된 조치”라며 민주당의 단독 처리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그는 “우리가 이 국가의 요구에 답해야 하는 순간을 놓칠 것 같다”며 “우리는 과감한 개혁으로 이 순간에 응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화당은 여전히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 상원에서 인프라 법안 협상팀을 이끌고 있는 셸리 무어 캐피토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훌륭하고 견고한 인프라 법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끝내자’고 통화에서 밝혔다며 협상 타결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피토 의원은 이번 주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어서 협상이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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