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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원계 '실력파 모시기' 바람…왓챠, '붕가붕가레코드' 인수 추진

"당장 수익보다 브랜드 가치 먼저"

소속 뮤지션이 갖는 상징성 주목


지난해 음원 유통계에 뛰어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왓챠’가 음원사업 확장을 위해 국내 대표 인디(독립)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 인수를 추진한다. 온라인 음원 유통사가 인디 레이블 인수에 나선 것은 국내 최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뮤지션 유희열이 이끄는 ‘안테나’에 투자한 데 이어, 왓챠가 붕가붕가레코드 인수에 나서면서 음원 유통계에 ‘실력파 음악인 모시기’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제공=왓챠






30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최근 붕가붕가레코드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분 인수 비율과 금액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왓챠는 인수에 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음원 사업 확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붕가붕가레코드는 지난 2005년 설립한 인디 레이블이다. 설립 초기부터 서울대 출신 인디 음악가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등이 붕가붕가레코드를 거친 대표적인 인디 뮤지션들이다. 현재도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로다운30 등 국내 대표 인디 뮤지션들이 소속돼 있다.



왓챠는 지난 2019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몽키3’를 운영하는 모모플을 인수하고, 지난해엔 음원유통사 ‘더블유피어’를 설립하며 음원 유통 서비스 ‘왓챠뮤직퍼블리싱’을 시작했다. 왓챠는 첫 해 0%, 이후 10%의 저렴한 유통 수수료로 창작자들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왓챠를 제외한 타 음원 유통사들은 20%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왓챠는 지난 3월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음악 큐레이션 채널 '왓챠믹스'를 선보였고, 올해 중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왓챠가 저렴한 수수료율을 내세웠지만 음원계 후발주자인 만큼 뮤지션 섭외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안다”며 “인디 뮤지션들과 협력을 바탕으로 ‘창작자를 위한 플랫폼’임을 강조하고 본격적인 음원 사업 확장에 나서려는 행보”라고 해석했다.

붕가붕가레코드 유튜브 캡처


최근 음원 유통사들은 실력파 뮤지션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인 카카오엔터는 지난 12일 토이(유희열), 루시드폴, 정재형 등이 소속돼 있는 안테나 지분 19%를 인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음원 유통사들은 실력파 뮤지션들이 지닌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수익을 떠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택”이라며 “뛰어난 음악성을 지닌 뮤지션들과 장기적인 협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왓챠와 카카오엔터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만큼, 드라마·영화·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에 이들 뮤지션의 음원을 활용할 여지도 크다. 실제 카카오엔터는 안테나 지분 인수와 함께 “음원은 물론 카카오TV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사는 콘텐츠를 얻고, 음악가들은 부족한 자본과 안정적인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는 상생 구조”라고 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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