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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타 차 살얼음 리드서 6m 버디…‘오뚝이' 지한솔 세 번째엔 웃었다

KLPGA 투어 E1 채리티 18언더 2타 차 정상, 3년 6개월 만 통산 2승

올해 두 차례 우승 경쟁서 쓴맛, 세 번째엔 ‘와이어 투 와이어’

15언더 공동 3위 장하나, 통산 상금 50억 돌파

지한솔(오른쪽)이 30일 E1 채리티 오픈 3라운드 3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캐디와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30일 E1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한 지한솔이 마지막 퍼트를 넣은 뒤 세리머니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올 들어 세 번째로 찾아온 우승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사흘 내리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앞선 두 번의 아쉬움을 보란 듯 날려버렸다.

지한솔(25)이 3년 6개월의 기다림 끝에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30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에서 끝난 E1 채리티 오픈에서 지한솔은 3라운드 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 2타 차로 우승했다. 상금은 1억 4,400만 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째다.

사우스스프링스CC와 궁합이 남다르다. 데뷔 첫 승을 거둔 2017년 11월 ADT캡스 챔피언십도 이 코스에서 열렸다. 올 시즌 상금 랭킹 5위였던 지한솔은 2위로 뛰어올라 상금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한솔은 아마추어 시절 7승을 몰아친 국가대표 출신이다. 2015년 그해 신인 최고 계약금을 받고 데뷔할 만큼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름값만큼 성적이 따라주지는 않았고 3년 차 시즌의 최종전에서 마침내 마수걸이 우승을 터뜨렸다. 이후 2019시즌 상금 53위까지 추락하는 등 더 길고 힘든 가뭄을 지낸 뒤에 지한솔은 다시 우승 축하 인사를 받았다.

첫날 공동 선두, 이틀째에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린 지한솔은 이날 팽팽한 경기 상황과 반대로 표정에 여유가 넘쳤다. 잘 돼도 웃고 잘 안 돼도 웃어 넘겼다. 올 시즌 앞선 두 차례 우승 경쟁 경험이 큰 힘이 된 듯했다. 이달 초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1타 차 단독 2위를 한 지한솔은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는 4강에 올라 3위를 했다. 우승에 다다르지는 못했지만 얻은 게 많았다.

지한솔이 30일 E1 채리티 오픈 3라운드 1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지한솔은 쓰러질 듯하다가 벌떡 일어서는 ‘오뚝이 골프’로 끝내 역전을 불허 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2번 홀(파4) 보기로 하민송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하지만 다음 홀 버디로 ‘바운스 백’에 성공한 뒤 6~9번 네 홀에서 3타를 줄여 2타 차로 달아났다.

승부처는 14번 홀(파3)이었다. 전 홀에서 하민송에게 버디를 맞아 1타 차로 쫓긴 가운데 이 홀 티샷 출발도 좋지 않았다.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지한솔은 폴로 스루 동작 때 억지로 몸을 써가며 안간힘을 써야 했다. 간절함이 통한 걸까. 공은 그린 입구를 맞고 방향을 바꿔 왼쪽의 핀 방향으로 굴렀다. 지한솔은 기도하듯 양 손을 모으며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6m 버디 퍼트를 넣어 2타 차로 달아나면서 그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탄력을 받았는지 15번 홀(파4) 5m 버디까지 넣어 3홀 남기고 3타 차로 쐐기를 박았다.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인 지한솔은 경기 후 “첫 승 1년 뒤에 그 대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갔는데 아예 클럽 잡는 법도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슬럼프가 심했다. 그러다 '슬럼프는 한 번 더 발전하는 기회'라는 배구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힘을 얻었다"며 “매 라운드 69타 치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만 생각하면서 남은 시즌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8월 첫 승 이후 5년 9개월 만의 우승을 노렸던 하민송은 16언더파 단독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시즌 2승의 안나린은 15언더파 공동 3위다.

장하나도 6타를 줄여 15언더파 공동 3위로 마치면서 상금 5,200만 원을 보탰다. 이로써 2011년 데뷔한 장하나는 KLPGA 사상 최초로 통산 상금 50억 원을 돌파했다. 정규 투어 통산 13승의 장하나는 이 대회 전까지 약 49억 5,300만 원을 모으고 있었다.

3주 연속 우승 대기록에 도전했던 상금·대상(MVP) 포인트 1위 박민지는 11언더파 공동 8위로 마감했다. 지난 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대상을 차지한 최혜진은 대회 둘째 날 1라운드 잔여 경기에 앞서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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