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소득이 이전소득 증가에 힘입어 소폭 늘었으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모두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8만 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1.3%, 1.6% 감소했지만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16.5%나 늘어난 덕에 겨우 증가세를 유지했다. 1분기 물가상승률(1.1%)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0.7% 줄었다. 국내 가구의 실질소득이 3년6개월 만에 감소한 셈이다. 분배 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이 다소 개선됐으나 정부 지원금을 뺀 시장소득 격차는 16.20배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이번 통계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공허함을 다시금 보여줬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2018년 16.3%, 2019년 10.9% 등 집권 초반 2년 동안 무려 29% 넘게 올렸다. 게다가 주52시간 근로제까지 강행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벼랑으로 내몰았다.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으로 직원들을 내보내거나 폐업했다. 중소기업은 일감을 포기했고 근로자는 수입이 줄어 아우성을 쳤다. 현 정권이 ‘소득 증가→소비 증가→생산 증가→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는 경제학 어디에도 없는 소주성 정책을 밀어붙인 결과 외려 실업자 양산과 양극화 심화를 초래했다.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도 최근 토론회에서 “소주성 정책이 취약 계층을 더 팍팍하게 만들었다”며 현 정부의 경제 실정(失政)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소주성 실패는 4·7 재보선에서 여당 참패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런데도 소주성 정책의 설계자인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는 한국개발연구원 후임 수장으로 거론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대통령뿐 아니라 소주성을 주도해온 청와대 정책실장·경제수석과 경제부총리 등이 정책 실패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질 때가 됐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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