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참가를 통한 국제 협력 시도를 방해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중국은 대신 자국산 백신을 공급하겠다며 대만을 회유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 자문역인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이 신문에 “중국은 최근 대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했다는 이유로 대만의 WHA 참가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WHA 참여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다. 베이징연합대 대만연구원 양안연구소의 주쑹링 소장은 “대만은 코로나19 급증을 내세워 국제사회의 지지를 더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방해로 대부분의 국제기구에서 배제돼 있던 대만은 그동안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발판으로 오는 24일 열리는 제74차 WHA에 참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지난 17일 33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갑자기 환자가 급증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해졌다. WHA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이와 관련해 전날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대만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중국은 무엇이든 할 의향이 있다”며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구 2,300만여 명인 대만에서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은 30만 회분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만은 서구에 2,000만 회분 이상의 백신을 주문했지만 아직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산 백신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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