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도서 도매업체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기업회생 절차가 폐지됐다. 송인서적 측에서도 법원에 파산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결국 파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1부(김창권 부장판사)는 지난 4일 “법원이 정한 기간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송인서적의 회생절차를 폐지했다”고 공고했다.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한 송인서적은 2,200여 개의 출판사와 거래하며 전국 중소서점에 책을 공급해온 국내 2위 도서 도매업체다.
송인서적은 2017년에도 경영난을 겪다 100억 원대의 어음을 처리하지 못해 기업회생을 신청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인터파크가 업계 상생 차원에서 50억 원을 투자해 송인서적 지분 56%를 인수하고 10억 원의 운영자금을 추가 투입하면서 살아났다. 인수 직전 직원이 2명에 불과했던 송인서적이 인수 후 50여 명을 추가 고용하며 성공적인 회생 사례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8년과 2019년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지자 송인서적은 결국 지난해 6월 또다시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한국서점인연합회를 중심으로 출판계와 작가·독자들이 송인서적 살리기에 나섰지만 당장 폐업했을 때 채권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35억 원보다 부족한 투자금이 마련돼 어려움을 겪었다.
한서협은 한국출판협동조합과 송인서적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지난달 9일 무산됐다. 출판계는 지난해 기준 130억여 원에 이르는 채무가 인수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송인서적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송인서적이 결국 파산 수순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송인서적 측이 지난달 26일 법원에 파산신청서를 제출한 만큼 항고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공고되고 14일 이내에 항고하지 않으면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된다.
채권단 공동대표를 비롯해 중소출판사 채권자 50여 곳 또한 현재 법원에 마찬가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채권자 중 한 곳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의견서를 통해 “새 인수의향자가 나설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시간이 길어질수록 보유 자산 가치가 떨어져 채권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파산이 개시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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