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모 장모씨 측이 자신의 편지를 공개한 유튜버를 고소했다.
11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장씨 측은 실시간 유튜브 방송이 나간 지난 9일 해당 유튜버를 경북 안동경찰서에 신고한 뒤 형법상 비밀침해죄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 유튜버는 서신을 무단 탈취해 외부에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 측에 따르면 해당 유튜버는 장씨의 남편 안모씨 부모의 집 우편함을 뒤져 편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씨 등을 불러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고소 당한 유튜버도 조만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일 해당 유튜버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장씨가 남편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공개하면서 편지를 입수하게 된 경위와 관련, "제가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공개된 편지에는 "실외운동 불가능한 구치소도 많은데 흙을 밟고 하늘을 바라보며 비 맞을 수 있는 것도 정말 감사하다" 등의 구치소 생활이 담겼다.
또한 이민을 가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영어책 살 때도 어차피 알아들으니까 한글책과 똑같은 수준으로 읽어주면 된다"면서 "영상이나 책을 한국어로만 보여주는 것보다 꾸준히 영어로 보고 들려주는 게 중요하다"며 친딸의 영어교육을 당부하는 내용도 적혀있다.
정인이 사건에 대해서는 "탄원서가 많이 들어갔다던데 감사하다. 판결에 큰 영향이 미치길 기도한다"면서 "내일 마지막 반성문 제출한다. 기도하면서 잘 쓰겠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는 지난달 14일 양모 장씨의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양부 안모씨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재판에서 검찰은 양모 장씨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사형과 아동 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 전자 장치 부착 명령 30년, 보호관찰 명령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확보된 증거들을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무심하고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지속적인 학대로 아이의 건강이 악화한 뒤에도 아무런 병원 치료도 받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법의학자와 부검의들의 소견에 따르면 피고인은 이미 심각한 폭행으로 복부 손상을 입은 피해자의 배를 사망 당일 또다시 발로 밟아 치명상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장씨와 함께 기소된 남편 안씨에 대해선 "아내의 학대 행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방관하면서 피해자를 지켜줄 그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면서 징역 7년 6개월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을 구형했다.
장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집착이 됐고, 그로 인해 아이를 힘들게 해 정말 미안하다"면서 "다만 지속해서 아이를 미워하거나 잘못되기를 바란 적은 맹세코 없다"고 주장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4일이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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