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송유관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나흘간 멈춰선 가운데 휘발유 품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985달러로, 지난 2014년 11월(2.99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지난 7일 해킹조직인 다크사이드의 랜섬웨어 공격으로 텍사스주 걸프만에서 뉴저지까지 이어지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멈춰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AA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셧다운에 반응해 이번 주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송유관 중단이 길어질수록 동부 해안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콜로니얼은 송유관 일부를 수동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상당한 수준'의 재가동은 주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콜로니얼의 송유관은 애틀랜타에서 뉴욕에 이르는 미 동부 해안 석유 공급의 45%를 책임진다. 블룸버그통신은 휘발유 공급이 줄어들고 일부에서는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버지니아주에서 플로리다주에 이르는 동부 일대의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등의 연료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의 한 주유소는 '지금 휘발유가 없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 엘리자베스타운의 한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가 떨어지기 전 서둘러 주유하려는 차가 20대 이상 줄을 선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실시간 주유소 정보 안내 회사인 가스버디의 애널리스트 패트릭 드한은 전날 밤 버지니아주 주유소 중 7%에서 재고가 바닥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파는 항공사로도 이어지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노선 2개를 조정했고, 필라델피아 국제공항 측은 항공유가 1∼2주 분량만 남았다고 밝혔다.
다만 유조선과 유조트럭이 투입돼 애틀랜타를 비롯한 남동부 해안으로 향하고 있어 당장은 수요를 채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라고 CNBC 방송은 전했다.
백악관은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를 경감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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