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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수장 과거사·오염수 문제 논의…꼬인 실타래 풀릴까

■정의용-모테기 첫 대면회의

美 '동맹국 공조' 압박 거세지자

따로 만나 양국 관계개선 뜻 모아

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5일 영국 런던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기념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5일(이하 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첫 대면 회의를 가졌다. 이후 한일 외교 수장은 따로 만나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자’고 뜻을 모았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된 만큼 북한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의 협의를 넘어 한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 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모테기 외무상과 처음으로 마주앉았다. 정 장관이 일본 외무상과 마주한 것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처음이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것도 1년 3개월 만이다. 미국이 이날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미일 협력을 강조한 만큼 한일 관계 개선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무부는 앞서 3일 미일 외교장관 회담 이후 성명을 통해 “한미일 3자 협력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모테기 외무상도 같은 날 G7 외교장관 만찬을 마친 후 “대북 정책 재검토에서 미국이 일본과 한국 양국과의 긴밀한 연계를 중시하면서 대처하는 것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면서 “계속해서 한미일 3국 간에 긴밀히 연계하고 싶다”고 말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한일 외교장관은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 이후 곧바로 양자회담을 열고 과거사 문제, 후쿠시마 오염수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장관은 양자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이 주변국과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데 대한 깊은 우려와 함께 반대 입장을 전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판결과 강제 동원 피해자 관련 대법원 판결에 반대하는 일본 측의 입장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이 같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대비해 이상렬 일본담당 국장도 급파했다.

이번 양자회담 성사는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판결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중앙지법이 지난달 21일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재판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된다는 일본 측의 ‘주권 면제’ 이론을 적용,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각하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직접적인 논평을 피하면서도 반색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법원의 각하 판결이 대일 외교를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고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가 임기 내 한일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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