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방안에 대해 “민간 사업은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며 공공주도 개발 방안을 적극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 오 시장이 주장한 재건축 안전진단과 용적률 완화 등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노 후보자는 2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를 통해 “재개발·재건축은 도심 내 주요 입지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할 필요성이 있으나 (민간 사업은) 주변 집값을 자극해 부동산 시장 전반에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고, 규제 완화로 인한 개발이익이 과도하게 기존 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공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을 강조하면서 서울시와 공조를 통해 2·4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민간 주도 정비사업 대안으로 다양한 방식의 공공 정비사업을 도입했다”며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민간 및 공공 주도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조화롭게 추진해 도심 내 주택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후보자는 특히 “현재 주택시장이 안정화되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있다”라고 진단하고 “최대 당면 현안인 국민의 주거안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관으로 취임한 후 새로운 주택 정책을 마련할 계획은 없으며, 지금까지 제시된 주택 정책이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무주택자를 위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선 주택시장과 가계대출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출규제 완화 여부는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계대출의 추이, 규제 완화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완화 방안에 대해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올해 전국적으로 공시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가 요구한 공시가격 동결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노 후보자는 “공시가격을 동결하면 적정가격을 반영하게 한 ‘부동산 공시법’에 위배되며, 부동산 간 시세 반영률 격차가 더욱 커져 불형평성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과 관련해 “공시가격에 대한 법률의 취지와 계획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고려해 원칙적으로 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시가격 결정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해야 한다는 일부 지자체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역별로 서로 다르게 공시가격이 결정된다면 조세나 복지제도의 운영에 있어 형평성의 근간이 흔들리고 국민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다만 공시가격 조사 산정 과정에 대한 지자체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자는 또 공시가격 관련 제도 보완에 대해 열린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올해 공시가격 변동성이 커 보유세 등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만큼 공시가격을 반영하는 보유세나 복지제도 등에 대한 영향을 살피고, 필요한 경우 관계부처와 관련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등록임대제도 폐지 방안에 대해서는 “폐지하는 경우 민간 임대에 거주하는 임차인의 주거안정성 저하가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임대차 3법에 대해서는 계약 갱신율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으며 올 6월 시행되는 전월세신고제에 대해 “과세자료로 활용하려는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으로 실추한 공공기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합리적인 혁신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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