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9급 공무원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은 뒤 골수 이식이 필요한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판정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30일 강원도와 정선군 보건당국에 따르면 정선군 보건소에 근무하는 A(29)씨는 지난 4일 오후 2시 정선군 보건소에서 AZ 백신을 접종했다. A씨는 2019년 10월 보건소에 입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 및 자가격리자 이송 업무를 담당해왔다.
A씨는 백신 접종 당일 밤 치아가 떨릴 정도의 오한을 느껴 해열제를 먹고 잠이 들었으나 이튿날 접종 부위인 왼쪽 팔에 근육통을 호소했다. 이어 사흘째인 7일 저녁에는 메스꺼움과 심한 구토 증상이 나타났고, 나흘째인 8일에는 좁쌀 크기의 붉은 반점이 왼팔과 얼굴 곳곳에 생겼다.
접종 후 7일간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 같은 증세는 다소 완화됐으나, A씨는 같은 달 22일 지역의 한 병원을 찾아 '재생불량성 빈혈로 보이니 큰 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 결국 A씨는 이튿날 또 다른 병원을 찾아 검사를 시행한 결과 ‘특발성 무형성 빈혈(후천성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았다. 9급 공무원 채용 검사 당시 건강했던 A씨는 백신 접종과의 관련성을 의심했다. 결국 A씨의 증상은 지난 17일 지역의 진단 병원을 통해 정선군 보건소에 보고됐고, 강원도 보건당국도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사이 A씨는 혈소판 수치가 '4000'까지 떨어져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후 항생제 및 호중구(호중성 백혈구) 촉진제 등 약물 투여와 수혈을 여러 번 이어간 A씨는 골수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위해 백신을 접종한 A씨는 보건소에서 근무한 지 불과 17개월 뒤 골수 이식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 2월 말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 도내에서는 전날까지 577건의 이상 반응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3세 미만도 1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접종 이상 반응 신고 건 중 사망자는 4명(AZ 3명·화이자 1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정부는 접종 후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지난 12일부터 AZ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서 30세 미만을 제외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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