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고교 2학년생이 내년에 치를 202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서울 소재 주요 16개 대학들의 정시(수능위주)모집 비율이 모두 40% 이상으로 올라간다.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대입 공정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해당 대학들은 2022학년도 입시 정시모집 비율을 30~40% 수준으로 올린 바 있다. 2023학년도에는 이 비율이 전원 40% 이상이 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전국 198개 4년제 대학교의 ‘202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을 29일 발표했다.
우선 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이 모두 40% 이상이 된다.
앞서 지난 2019년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이 터지자 공정성 강화를 위해 대입에서 정시 모집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대됐다. 이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로 45% 이상을 뽑아 ‘전형 비율이 불균형하다’고 지적받은 서울 소재 16개 대학들은 2022학년도 입시에서 정시모집 비율을 30~40%로 확대했고, 2023년도에는 전부 40% 이상으로 맞췄다.
16개 대학 중 30%대에서 40%수준으로 끌어올린 대학은 7곳이다. 서울대는 30.1%에서 40.1%로 정시모집 비중을 10%포인트 늘린다. 총 3,472명을 선발하는 서울대는 전체 선발인원의 40.1%인 1,395명을 정시 수능위주전형으로 선발한다. 전년 대비 366명 증가한 것이다. 학종 선발비율은 전년도 69.9%에서 축소돼 59.8%(2,077명)을 선발한다.
중앙대는 30.7%에서 40%로 490명을 늘린다. 경희대는 37%에서 40.1%(206명 증가), 광운대는 35%에서 40%(96명 증가), 성균관대는 39.4%에서 40.1%(27명 증가), 숙명여대는 33.4%에서 40%(175명 증가), 숭실대는 37%에서 40%(106명 증가)로 정시 모집 비율을 확대한다.
2022학년도에 정시 40% 이상을 확정한 9개 대학도 2023학년도에 모두 40%대를 유지한다. 서울시립대가 40.4%에서 45.9%로 117명을 늘린다. 한국외대도 42.4%에서 42.6%로 소폭 늘렸다. 건국대(40%)·동국대(40%)·연세대(40.1%)·고려대(40%)·서강대(40.4%)·서울여대(40%), 한양대(40%)는 전년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16개 대학의 2023학년도 전체 정시 선발 인원은 2만1,011명으로 2022년(1만9,296명)보다 1,715명(8.9%)이 증가한다. 정시 비율은 37.6%에서 40.5%로 늘어난다.
서울권 41개 대학 전체 정시 선발인원은 3만38명에서 3만1,969명으로 1,931명(6.4%) 늘어난다. 대교협 관계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이 증가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수시 모집을 늘린다. 총 18만7,222명으로 2022학년도보다 8,669명이 증가한다. 비수도권 전체 선발 인원도 2022학년도 21만6,991명에서 2023학년도 21만7,342명으로 351명 확대된다. 지방 소재 대학들이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신입생 선발 정원은 되레 확대해 지방대의 학생 모집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방권 소재 대학의 수시 확대로 수시 미충원이 크게 발생하고 이는 수시 이월로 인한 정시 선발규모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시 미충원으로 추가 모집인원이 크게 확대돼 결과적으로 지방대의 학생 모집이 더 어려워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