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둘러싸고 여야의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들이 국민의힘의 대법원 정문 충돌 사건을 거론하며 ‘정치 쇼’라고 비판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과 인사 논란 등에 공세를 가했다. 이외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도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천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3일 김 대법원장 출근을 가로막은 사건을 거론하며 ‘무력시위’라고 지칭했다. 신 의원은 “일부에서는 주호영 당시 당 대표 권한대행이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치 쇼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항의성 행동을 폭도처럼 오해할 수 있는 비난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반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도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에 대해 항의 집회한 것을 두고 인사 청문회에 와서 타 당 대표에 대해 폄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거들었다.
야당 의원들은 천 후보자의 청문회 자리에서 김 대법원장을 집중 공격했다. 유 의원은 국민의 사법부 불신과 관련해 “김 대법원장의 탄핵 거래로 인한 거짓말이 드러난 것이 하나의 큰 원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사법부의 신뢰를 굉장히 깎아내리고 있다”고 가세했다. 이와 관련해 천 후보자는 “(신뢰 하락에) 외견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대법원장의 인사에도 맹공을 퍼부었다. 전 의원은 “올해까지 6년 동안 중앙지법에 남은 윤종섭 부장판사를 두고 ‘윤종섭 대법관’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법관 임기와 같다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천 후보자는 “이례적 인사인 것은 맞는 것 같다”면서도 “중앙지법에서는 어떻게 저렇게 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 대한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을 맡은 윤 부장판사는 6년째 서울중앙지법에 남아 ‘유임 논란’을 낳은 바 있다.
또 야당 의원들은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도 문제 삼았다. 전 의원은 “봐주기식 판결이라고밖에 이해가 안 된다”며 “대법원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판결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도 “(판결이) 국민적 시각에서 떨어져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너무 오래된 공직선거법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7월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지사에게 무죄 취지 선고를 하며 상대 후보의 질문에 소극적으로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까지 처벌하는 것은 지나친 사법권 개입이라고 판단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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