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음식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이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됐다. 메이퇀의 최대주주가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인 만큼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에 이어 텐센트를 ‘테크 골리앗 길들이기’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26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메이퇀의 ‘양자택일’ 강요 등 반독점 혐의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메이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입점 사업자들이 경쟁 플랫폼에서 영업하지 못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다만 총국은 메이퇀의 어떤 행위가 법을 위반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중국에서 음식 배달, 음식점 평점 등 서비스·정보를 제공하는 메이퇀은 시가총액(이날 기준)이 1조 7,960억 홍콩달러, 약 257조 원에 달하는 대형 인터넷 기업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 10일 양자택일 강요 등의 혐의로 알리바바에 대해 182억 2,800만 위안(약 3조 원)이나 되는 벌금을 부과한 만큼 메이퇀 역시 조사 이후 무거운 벌금을 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주목할 만한 점은 텐센트가 메이퇀 지분 20%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것이다. 그간 시장에서 알리바바에 이어 텐센트가 중국 당국의 반독점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 만큼 이번 메이퇀 조사 착수가 사실상 텐센트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총국 관계자와 만나 텐센트의 반독점 규정 준수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형식은 면담이었으나 총국이 마화텅을 ‘소환’한 것에 가깝다.
중국 정부가 이번 조사로 ‘인터넷 정풍운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당국은 13일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인터넷 업체를 불러 모은 자리에서 ‘한 달 안에 위법 행위를 스스로 조사해 신고하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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