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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가장 분노하게 만든건 정치 부패"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 설문

국민 58%가 만성적 울분상태

지난해 47%보다 11%P 상승

20대 84% "세상 불공정하다"

자료=이미지투데이




올해 국민들을 가장 울분케 만든 사회·정치 사안이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국민 10명 중 6명은 만성적 울분 상태에 놓여 있으며, 20대의 83.6%는 ‘세상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발표한 ‘2021년 한국 사회의 울분 조사’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58.2%가 ‘중간’ 또는 ‘심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 ‘만성적인 울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47.3%)보다 1년 만에 10.9%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우리 사회에서 만성적 울분을 겪는 이들이 매년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25∼28일 전국 성인 1,478명을 대상으로 웹 설문 형식으로 진행됐다.

소득이 낮거나 무주택자일수록 울분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집단의 울분 점수는 1.92를 기록했고, 541만 원 이상 집단에서는 1.68로 조사됐다. 무주택자와 유주택자의 울분 점수는 각각 1.86과 1.7로 집계됐다. 울분 점수는 ‘전혀 울분을 느끼지 않았다’는 응답을 1점, ‘매우 울분을 느꼈다’는 응답을 4점으로 매겨 산출한 평균 점수다.

자료=서울대


사회·정치적 사안 가운데 국민을 울분케 한 것은 단연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었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를 16가지 울분 중 첫손으로 꼽았다. 지난 2018년 조사 당시만 해도 5위에 그쳤던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에 따른 울분이 지난해 3위에 이어 올해는 1위에 올랐다. ‘정부(입법·행정·사법)의 비리나 잘못 은폐’와 ‘언론의 침묵·왜곡·편파 보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울분 가운데서는 ‘방역을 방해한 개인이나 집단이 법망을 피하거나 미흡한 처벌을 받을 때’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사회 지도층이 거리 두기 원칙을 위배할 때’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허위 정보 제공 등 정의에 어긋나게 행동할 때’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0.8%가 ‘정부 조치는 기본적으로 공정하다’고 답했지만 피해 보상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63.3%가 ‘공정하게 보상받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료=서울대




개인의 울분에 영향을 끼치는 공정성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78.8%가 ‘기본적으로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공정성 인식은 세대와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컸다. 20대의 경우 83.6%가 세상이 기본적으로 불공정하다고 답했고,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집단에서도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동의 수준이 낮게 나타났다.

유명순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성적인 울분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경고를 실증적으로 확인했다”며 “올해 응답률이 크게 높아진 정치·사회적 울분을 통해 앞으로 사회적 울분을 줄이려면 어느 측면에서 정의와 공정성을 높여야 할지를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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