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낸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주최한 ‘쓴소리 경청’ 공개 강연에서 “제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였는데, 쓴소리하는 사람으로 신분이 바뀌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당 대표에 출마한 의원의 출사표가 친일 잔재 청산이라는 말을 보고, 이분들이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패배로 인정하지 않으신다고 느꼈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으나, 시장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해 말을 바꿨다”며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높은 수준의 명예를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짚었다. 이어 “여기에서 부끄러움이 느껴져야 한다. 염치가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 서울·부산시장을 뺏긴 대신 존엄을 지킬 수 있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존엄을 지키면 손해를 보느냐 그렇지 않다”며 “존엄을 지키면 동조자가 더 많이, 끈끈하게 생겼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강연에는 민주당 초선 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릴레이 쓴소리 강연을 통해 당 안팎의 민심을 청취하고, 당의 쇄신 방향을 모색할 것을 다짐했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을 맡은 고영인 의원은 이날 강연 시작 전 “보궐선거 패배가 너무나 큰 격차를 이뤘고, 그중에서도 지속해서 우리를 지지해왔던 2030의 이탈을 보면서 굉장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진보, 보수, 세대를 가릴 것 없이 어떤 얘기라도 듣겠다는 자세의 마음을 먹었다”고 강조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