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백상예술대상에서 백상연극상을 받은 신유청 연출의 ‘그을린 사랑’이 오는 5월 25~30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그을린 사랑은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희곡 ‘화염’을 원작으로 한다.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와 전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긴 여정을 떠나는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로 2010년 드니 뵐니브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고,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개봉해 그해 예술영화 최다 관객 기록을 썼다. 신 연출의 그을린 사랑은 2016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연극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되며 아코르예술극장에서 초연했고, 2018년에는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사업에 선정돼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공연한 데 이어 이듬해 같은 장소에서 세 번째 공연을 선보이며 백상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관객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았다.
이 작품은 전쟁, 난민, 억압, 폭력 등 한 여인의 힘겨운 삶 속에 묻혀있던 참담한 사건들과 그 결과로 빚어진 가혹한 운명을 버텨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 사랑과 증오, 고통과 화해, 인간의 의지와 저항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신 연출은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원작의 압도적인 서사를 미니멀한 무대와 세련된 미장센을 통해 밀도 있게 채운다. 배우들은 절제된 연기로 시적인 대사를 전달하며 3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을 매 순간 몰입하게 한다. 2019년 공연에서 뛰어난 앙상블을 선사했던 남명렬, 이주영, 이원석, 이진경, 하준호, 백석광, 우범진 등 대부분의 배우가 그대로 출연하며, 잔느 역으로 황은후가 새롭게 합류한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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