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중앙은행에 기반한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급격히 확대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거래가 크게 늘어난 데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시범 업무를 위해 재무부와 영란은행(BOE)이 새로운 특별전담반(TF)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그는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TF 구성에 대한 재무부의 발표를 언급하면서 "브리트코인(Britcoin)?"이라는 말 한마디를 남겼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지원을 받는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게 되면 개인이나 기업이 결제할 때 다른 기관의 중개 없이 은행 계좌를 통해 그대로 돈을 보낼 수 있으며, 기존 대출기관의 역할 역시 완전히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영란은행은 디지털 파운드화가 지폐나 동전과 같은 현금이나 기존의 은행 계좌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에서 CBDC를 도입할지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 우리와 정부는 관련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이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낙 장관의 이 같은 발표는 최근 하루 거래대금만 수십조 원을 기록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비트코인이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또는 거래를 위한 효율적인 방법으로서 기능하지 못할 것이라며 화폐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전 세계 각국에서는 CBDC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중국은 최근 디지털 위안화의 역외결제 등을 위한 기술적인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주 현금의 디지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