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차 유행 때와는 달리 젊은 층이 더 많이 감염되고 있으며 증세도 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도 뭄바이 P.D. 힌두자 국립병원의 의사 쿠스라브 바잔은 18일 AFP통신에 "이번 2차 유행 때는 증세를 갖고 입원한 12세 이하 어린이를 볼 수 있다"며 "작년에는 사실상 어린이 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2만5,000명 안팎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수도 뉴델리의 아르빈드 케지리왈 주총리도 최근 "새 환자의 65%가 45세 미만"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도시' 벵갈루루 역시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40세 이하의 비중이 작년 46%에서 최근 58%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는 작년 9월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에 육박하는 1차 유행에 이어 최근 2차 유행이 확산하고 있는데 작년과 비교해 감염 양상이 달라진 것이다. 어린 환자가 늘어나자 서부 구자라트주의 한 병원은 주에서 처음으로 소아 전용 코로나19 병동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번 2차 유행에서 확인되는 코로나19 증세 또한 작년과 다르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제네스트링스 진단센터의 가우리 아가르왈 박사는 "많은 이들이 구강 건조, 위장 장애, 메스꺼움, 충혈, 두통 등을 겪고 있고 고열을 호소하는 이는 없었다"고 현지 ANI통신에 말했다. 구자라트의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아미트 다베는 젊은 환자들이 폐, 심장, 신장 등에서 심각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침, 인후통, 근육통, 구토, 발열 등 그간 알려진 코로나19 증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과 ‘인도발 이중 변이 바이러스(공식 명칭은 B.1.617)’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 이중 변이 바이러스에는 변이 바이러스 E484Q와 L452R가 함께 나타나고 있으며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과 파괴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도 연구자들은 최근 현지 코로나19 확산이 이중 변이 바이러스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이러스 학자인 샤히드 자밀은 염기 서열 분석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를 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중 변이 바이러스와 젊은 층 감염 증가 현상 등과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현재 인도에서 45세 이하는 백신을 맞을 수 없기 때문에 젊은 층의 감염 위험이 더 커졌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도의 경우 13억8,000만 인구 가운데 약 65%가 35세 이하로 평균 연령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한편, 19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주별 통계 합산)는 27만3,810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세계 최다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6일 연속으로 종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누적 사망자 수와 신규 사망자 수는 각각 17만8,769명과 1,619명이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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