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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복' 공유 "삶의 의미 묻는 시나리오…해답 찾고 싶어 동참했죠"

인류 최초 복제인간 지키는

시한부 前 정보국 요원 연기

'예민함' 살리려 혹독한 관리

"삶은 후회없이 살려는 노력"

배우 공유./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삶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사는 게 너무 좋아 영생을 꿈꾸는 이가 있는 반면, 죽음이라는 끝이 있기에 유한한 삶이 가치 있다고 믿는 이도 있다. 어차피 죽으면 끝이니 삶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이도 있다. 정답은 없다. 정답이 있다 한들, 우리 모두 신이 아니니 알 수도 없다. 하지만 ‘왜 사는가?’ 라는 질문은 죽는 날까지 그림자처럼 인간을 따라 다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인생에 ‘훅’ 들어오곤 한다. 배우 공유에게도 그랬다. 3년 전 이용주 감독이 보내온 ‘서복’ 시나리오를 받은 순간 ‘너 왜 살아?’ 라는 물음이 공유의 마음 속에서 튀어 나왔다.

배우 공유는 영화 ‘서복’ 개봉을 앞두고 13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가 ‘너 왜 살고 싶어?’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고, 순간 말문이 막혔다”며 “그것이 영화의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영화 ‘서복’ 스틸컷.


오는 15일 극장과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티빙(TVING)에서 동시 개봉하는 ‘서복’은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9년 동안 준비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전작이 첫사랑을 소재로 한 감성 영화였다면, 서복은 장르도 메시지도 전작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국 상업 영화 사상 처음으로 복제 인간을 소재로 한 SF 영화다. 게다가 ‘82년생 김지영’, ‘밀정’, ‘부산행’, ‘도가니’ 등 그간 공유가 선택했던 작품들처럼 서복 역시 결코 주제가 가벼운 작품이 아니다. 과거 황우석 사태를 전후해 우리 사회가 고민했던, 그리고 현재도 우리 모두에게 숙제와 같은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 등의 이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다.

공유는 서복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늘)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저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들을 선택했던 것 같다”며 “의도적인 선택이 아니고, 영화의 고민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는 이를 고민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시나리오여서 쉽지 않은 영화임에도 결심이 섰다는 설명이다.

공유는 영화에서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차지하려는 세력들로부터 서복을 지키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을 맡아 연기했다. 기헌은 과거 사건의 트라우마로 괴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동시에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 속에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인물이다.



영화 ‘서복’ 스틸컷.


바짝 날이 서 있는 예민한 기헌을 연기하기 위해 공유는 혹독한 식단 조절을 했고, ‘예민함’을 유지하기 위해 촬영장에서 다른 배우 스태프들과 교류도 최소화했다. 그는 “피폐한 캐릭터를 맡았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며 “예전에 더 심하게도 조절해봤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았지만, 이걸 또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은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영화 내내 공유의 눈빛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 예민함이 가득하다.

하지만 공유는 인터뷰 내내 상대역 박보검의 눈빛을 더 ‘홍보’했다. 공유는 “박보검씨가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눈빛, 낯선 눈빛을 이번 영화에서 순간순간 보여줬다”며 “이번 작품 덕분에 제대 후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데 있어 범위가 더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공유는 이번 영화를 끝낸 후 시나리오가 그에게 던졌던 ‘왜 살아?’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을까.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도 그 답을 모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과거는 잘 돌아보지 않고, 하루 하루 주어진 시간에 소중함을 느끼면서 후회 없이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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