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의 예방을 받고 인도네시아 식량기지 사업에 협력하는 방안을 긴밀히 협의하라고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 본관에서 프라보워 장관을 접견하고 ‘한국형전투기(KF-X)’ 협력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특히 프라보워 장관이 “국방장관으로서 저는 인도네시아의 식량기지 사업도 주관하고 있다”며 한국에 협력을 요청하자 즉석에서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달라”고 서욱 장관 등에게 당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프라보워 장관에게 “나의 친구 조코위 대통령께 안부 인사를 전해 달라”는 말도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비공개 접견에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국방력과 방산무기체계를 갖춘 믿을만한 방산 협력 파트너일 것”이라면서 “방산 협력 시 한국은 단순히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이전, 기술 협력, 공동생산, 제3국 공동 진출을 통해 호혜적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투기와 잠수함 등 첨단 무기체계의 공동개발과 생산은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프라보워 장관은 “한국이 성공적으로 국가를 발전시켜오고 현대화한 점, 기술과 산업을 발전시킨 점에 감탄하고 있다”면서 “전투기 프로젝트를 비롯한 한국과의 협력 사업들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또 “미래의 국방 협력을 제고하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담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은 이에 대해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2015년부터 2028년까지 8조8,000억 원을 들여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양산하는 사업인 ‘KF-X 공동개발 사업’과 관련해 프라보워 장관이 문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공동개발 사업 성공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KF-X 사업은 8조8,000억원을 투자해 우리 공군의 차기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80% 대 20% 지분 비율로 참여해 공동 개발한다. 인도네시아는 지분 참여의 대가로 한국으로부터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넘겨받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48대를 생산한다. 프라보워 장관의 이번 방한은 지분 참여자 자격으로 시제기 출고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뤄졌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약속한 분담금을 연체하면서 사업 참여 의지에 의심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2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총 1조7,619억원의 납부를 약속한 인도네시아는 그때까지 내야 할 분담금 8,316억원 가운데 6,044억원을 미납했다. 인도네시아는 또 지난해 3월 경남 사천의 KAI(한국항공우주산업)에 파견된 기술진 114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본국으로 철수시킨 상태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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