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소설가 샤리쥔이 조조, 이백, 사마천 등 중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에 대한 자신의 감상적 분석을 기록한 책이다. 중국 잡지 ‘종산’에 게재했던 산문을 엮어 2017년 출간한 이 책은 소설이 아님에도 출간 이듬해 루쉰 문학상과 종산 문학상을 받고 린위탕 산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미 알려진 이야기 이상의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역사에 대한 전문 연구서가 아닌, 작가 개인의 감상을 중심으로 써 내려간 책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궁형을 택하면서까지 ‘사기(史記)’를 완성하고자 했던 사마천에 대해 저자는 ‘사마천은 저 맹수가 날뛰는 성세(盛世)에 자신을 생매장했으니, 사기는 바로 그의 무덤이자 묘지명이었다. (중력) 혐오는 불구된 자기 육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역사와 현실이 혐오감을 주는 곳은 바로 사마천이 혐오하는 곳이기도 했다. 그는 이런 혐오감을 품은 채 생을 살았다’고 전한다.
글을 게재했던 중국 잡지사의 편집 담당자는 ‘역사를 관찰하고 옛사람을 헤아리며 시간의 겨울을 닦는 것은 자신을 비춰보기 위해서’라며 이 책의 의의를 설명한다. 다만 역사 소개에 방점을 찍은 책이 아닌 탓에 인물 및 사건을 설명하는 각주가 많고, 역사 기록과 한문 표현 등이 계속 등장해 피로감이 제법 쌓인다. 2만 5,000원.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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