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의 민주화 시위대 유혈 진압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국내 금융사 직원의 철수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현지 직원이 총격을 받는 등 위기감이 증폭되자 금융당국도 외교 당국 등 유관 기관과 함께 긴급 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일 신한은행은 전날 오후 5시경 신한은행 양곤지점 현지인 직원이 출·퇴근 차량을 이용해 귀가하던 중 총격을 받아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에도 현지 중앙은행의 정상 근무 지시에 따라 최소 운용 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로 전환해 운영을 이어왔으나 이번 사고 이후 양곤지점을 임시 폐쇄했다. 신한은행은 위기상황을 3단계로 격상하고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재원의 단계적인 철수를 검토중”이라며 “양곤지점 거래 고객을 위한 필수 업무는 한국 신한은행에서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근무 인원을 축소해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미얀마 진출 국내 금융사들은 이번 총격 사건으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미얀마에는 은행 9개사, 마이크로파이낸스 소액대출 15개사, 카드와 보험 각 2개사 등의 국내 금융사가 진출해 있다.
이들 대부분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이미 철수를 진행한 금융사도 있는 만큼 엑소더스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JB우리캐피탈은 자회사인 미얀마 마이크로파이낸스 현지법인 직원 3명 중 2명을 지난달 국내로 복귀시켰다.
다른 금융사들도 신한은행 사고 발생 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KB미얀마은행에 국내 직원 4명이 파견된 KB국민은행은 일단 전 직원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지 모든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비상연락망을 통해 수시로 안전을 체크하고 있다”며 “본국 직원 철수 여부는 외교부의 교민 철수 방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 역시 이날 재택근무를 지시하고 추후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계열사 영업을 중단하지는 않았으나 근무 인원 등을 축소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글로벌금융과장 주재로 외교부,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미얀마 진출 금융사 관계자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회사별 현지 상황과 비상연락체계를 점검하고 상황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지 영업점 소재지 상황에 따라 영업점 임시 폐쇄·전직원 재택근무 전환 등 조치중이며 추가적으로 주재원의 단계적 철수 등도 검토중이다”라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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