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행보에 대한) 논의가 나오지 않기를 지켜봤는데…'(1일 검찰 내부망 게시글 일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현직 검사들의 '공개 평가'가 시작됐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퇴임한 검찰인에 대한 정치적 프레임이라는 반론이 부딪히는 모양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전일 '전직 총장의 정치 행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에 모순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 지난달 4일 윤 전 총장이 총장직을 사퇴한 이후 내부망에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한 우려를 현직 검사가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청장의 글'에 댓글을 쓰는 방식으로 검찰 내부에서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A검사는 "현직 검사는 검찰 내부에서 정치적 중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현직 총장이 아닌 분(윤 전 총장을) 내부로 소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정치적 목적으로 직을 수행했다면 비난받아야 하지만, 검사로서 행보는 그런 목적이 보여지지 않았다"며 "외부에서 검찰 중립을 위한 행보는 그 분(윤 전 총장)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B검사는 '윤 전 총장과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여권의 비판을 재비판하는 식으로 윤 전 총장을 옹호했다. 그는 "미국은 정치에 입문하는 쉬운 길이 검사인데 검사 시절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가 된 정치인은 별로 못 봤다"며 "(우리 나라는) 검사 경력이 문제인가, 프레임을 짜는 정치와 언론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평가가 이르고 부적절하다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C 검사는 "이런 논의가 나오지 않기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봤다"며 "지금은 가치 판단을 하기 너무 이른 시기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게시글이 외부(언론)에 악용되고 댓글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찬반으로 보일까 걱정스럽다'는 게시글도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여러 대선 후보 여론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을 직접 거론하면서 인물에 대한 평가나 유·불리를 평가하고 있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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